애플, 화웨이 부상에 中 시장 경쟁력 염두에 둔듯
예상밖 가격 동결에 주가 하락…시총 쪼그라들어
애플이 야심작인 신제품 아이폰15 시리즈를 공개했음에도 월가는 냉랭했다. 애플이 가격을 올릴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전격 동결하자, 시장은 주가 하락으로 반응했다.
12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애플의 주가는 이날 1.71% 내린 176.30달러에 마감했다. 애플 주가는 지난 7월 31일 당시 연고점인 196.45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한달여 만에 10% 이상 급락한 것이다.
이와 함께 애플은 한때 사상 첫 시가총액 3조달러 클럽에 가입했다가, 이날 2조7560억달러까지 쪼그라 들었다. 세계 시총 1위 기업 ‘대장주’ 지위는 유지하고 있지만, 2위 마이크로소프트(2조4640억달러)와 격차는 다소 줄었다.
특히 이날 애플이 야심작 아이폰15 시리즈를 공개했음에도 주가는 떨어졌다는 점에서 더 주목 받았다. 아이폰은 애플 전체 매출액의 절반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주력 제품이다. 올해 2분기의 경우 전체 매출액 818억달러 중 396억달러가 아이폰 몫이었다.
애플은 아이폰15 시리즈를 통해 프로와 프로맥스 고급 모델에 티타늄 소재를 사용하고 한층 진화한 자체 칩을 탑재하는 등 업그레이드했다. 하지만 배런스는 “월가 입장에서 큰 놀라움은 없었다”고 전했다. 예상 가능한 수준의 진화였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관심이 모아진 것은 가격 동결이다. 당초 월가는 애플이 아이폰15 시리즈 가격을 전작 대비 100달러 인상할 것으로 봤지만, 애플은 예상을 깨고 가격을 그대로 묶어뒀다.
이는 중국 여파가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화웨이가 최근 내놓은 스마트폰 메이트 60 시리즈가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화웨이와 가격 경쟁을 고려했을 것이라는 뜻이다. 화웨이 메이트 60 프로의 가격은 960달러부터 시작한다. 아이폰15 프로(999달러)보다 저렴하다. 여기서 애플이 100달러를 인상했다면 중국 시장에서 더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애플 입장에서 세 번째로 큰 시장이다.
게다가 최근 중국 내부는 반(反)아이폰 정서가 만연해 있다. 중국 정부가 최근 중앙정부 기관 공무원들에게 ‘아이폰 금지령’을 내린 게 대표적이다.
애플은 아울러 이날 아이폰15 판매에 앞서 중국 내 아이폰14 판매 가격을 일제히 내렸다. 이를테면 아이폰14 128GB 버전 판매가는 기존 5999위안(약 109만원) 대비 600위안 인하한 5399위안으로 책정해 팔고 있다. 애플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중국 사업을 고민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잭스 인베스트먼트의 브라이언 멀버리 고객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날 애플 주가 하락을 두고 “투자자들이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아이폰 기본 모델의 가격을 올렸기를 바랐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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