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1.87%까지 떨어진 물가…나이키가 몰고온 불안

해선매니저 박하림 2023. 12. 26. 12:29

 

<12월 22일 금요일>


22일(미 동부시간) 아침에 발표된 11월 개인소비지출(PCE)물가는 전반적으로 기대보다 더 낮았습니다. 특히 미 중앙은행(Fed)의 물가 벤치마크인 근원 PCE 물가는 전월 대비 0.1% 상승하는 데 그쳤는데요. 지난 6개월 치 수치를 연율로 환산하면 1.9%(1.87%)로 Fed 목표 2%보다 낮아졌습니다. 시장은 Fed가 내년 3월에 기준금리를 내릴 확률을 90% 안팎으로 높였습니다.


오전 8시 30분 발표된 헤드라인 PCE 물가는 한 달 전에 비해선 0.1%(-0.072%) 하락했고요. 1년 전에 비해선 2.6% 상승했습니다. 예상(0%, 2.8%)보다 낮았습니다. 전월 대비 데이터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20년 4월 팬데믹 이후 처음이고요. 2.6%는 2021년 2월(1.9%)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는 전월 대비 0.1%(0.058%) 상승했고, 전년 동월 대비 3.2% 올랐습니다. 역시 각각 0.2%, 3.3%를 예상한 예상보다 낮았습니다.

근원 PCE 물가는 지난 6개월 치를 연율로 환산하면 1.9%가 됩니다. Fed의 물가 목표 2%보다 낮은 것입니다. 3개월 치는 2.2%입니다.

에너지 가격은 전달보다 2.7% 떨어졌고, 식품 가격은 0.1% 하락했습니다. 상품가격은 내구재가 0.4% 내리는 등 0.3% 하락했습니다. 서비스 물가는 0.2% 올랐습니다.


PCE 데이터가 나온 뒤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Fed 워치 시장에서는 내년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90% 안팎으로 베팅했습니다. 어제보다 10%포인트 가까이 오른 것입니다. 또 내년에 모두 150bp 이상 금리 인하를 점쳤습니다.


르네상스 매크로는 "근원 PCE 인플레이션은 11월 현재 지난 6개월 연율로 1.87% 상승했다. 게다가 중고차 가격과 주택 임대료 등에서 인플레이션이 계속 낮아질 여지가 있다. 내년 3월에 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PCE 물가는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 급등세는 이제 끝났다는 분명한 증거다. 여전히 진행 중인 임대료 인플레이션이 추가로 급격히 둔화하면, 수개월 내 인플레이션이 연율로 2%로 돌아가지 않을 이유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Fed가 내년 3월부터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하고, 내년에 총 175bp를 약간 웃도는 수준으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라고 관측했습니다.


또 11월 개인소득은 0.4% 늘어났고요. 가처분 소득도 0.4% 증가했습니다. 이는 8개월 만에 가장 빠른 증가세입니다. 명목 개인소비는 0.2% 증가했는데, 헤드라인 물가가 0.1% 하락한 만큼 실질 소비는 0.3% 늘었습니다. 10월의 0.1% 증가율보다 높았습니다. 실질 상품과 실질 서비스 지출이 모두 증가했습니다. 소득과 소비가 견조하다는 뜻입니다.


BMO는 "제롬 파월 의장이 더 나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요구할 수가 없을 정도로 데이터가 좋았다. 소비자는 지출하고 있고, 경제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득을 늘리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서서히 감소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 종반전은 Fed나 거의 모든 사람이 상상했던 것보다 더 나아지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수석 고문은 "상품의 디플레이션과 서비스에서의 더 나은 디스인플레이션으로 인해 Fed가 선호하는 근원 PCE 물가는 컨센서스보다 나았다. 이 모든 것을 실질 소득 및 소비지출 최신 데이터와 결합하면 미국 경제의 연착륙 전망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판테온 이코노믹스는 "PCE의 모든 데이터는 연착륙 이야기에 부합한다고 말하고 싶다. 최근 인플레이션 추세가 이어진다면 Fed는 내년 말이나 2025년 초 목표를 밑도는 인플레이션 위험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12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확정치)는 69.7로 직전 달의 61.3보다 상승했습니다. 12월 예비치인 69.4보다 더 높았습니다. 지난 7월 이후 가장 높은 것입니다. 1년(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3.1%로 11월 4.5%보다 큰 폭 하락했습니다. 5년(장기) 기대 인플레이션도 2.9%로 직전 달 3.2%보다 낮아졌고요. 미시간대는 "심리지수는 12월 14% 급등해 이전 4개월 동안 하락세를 모두 되돌렸는데, 이는 소비자 인플레이션 인식이 개선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애너 수 교수는 "사람들이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낮아질 수 있다고 믿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는 인플레이션이 1년 내내 완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 둔화세가 지속할지는 판단을 유보해 왔다. 만약 1월 조사에서도 비슷한 낙관론이 나타난다면 소비자가 정말로 고비를 넘었다고 생각한다는 걸 드러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1월 내구재 주문은 전월 대비 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예상 2.3% 증가나 전월의 5.1% 감소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2020년 7월 이후 가장 높습니다. 민간항공기 주문이 전달보다 80% 급증한 게 원인인데요. 변동성이 큰 항공기 주문을 제외한 내구재 주문도 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 설비투자를 대변하는 자본재 주문(항공기와 방산 물자 제외)은 0.8% 증가했는데요. 10월 데이터가 0.3% 증가에서 0.6% 감소로 큰 폭 하향 조정되어 과열에 대한 걱정을 상쇄했습니다. 내구재 주문은 변동성이 크기로 악명이 높습니다.


11월 신규 주택 판매는 예상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전월보다 12.2% 감소한 연율 59만 채를 기록했습니다. 1년 만에 최저 수준입니다. 월가는 1.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신규 주택 판매가 예상보다 나쁘게 나오자 골드만삭스는 4분기 성장률 추정치를 기존 1.7%에서 1.5%로 낮췄습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이 추정하는 GDP나우도 기존 2.7%에서 2.3%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PCE 물가 발표로 연착륙에 대한 확신이 강해진 가운데, 주가는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했습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0.17%, 나스닥은 0.19% 상승했습니다. 반면 다우는 0.05% 하락했습니다. 주간 단위로 3대 지수 모두 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S&P500가 8주 연속 상승한 것은 2017년 11월 이후 기록입니다.

다우 지수 하락은 다우 30개 종목 중 하나인 나이키가 11.83%나 폭락한 탓입니다. 전날 2분기(9~11월) 실적을 공개한 나이키는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 증가한 133억 9000만 달러로 월가 예상에 부합했습니다. 순이익은 19% 증가한 15억8000만 달러, 주당 1.03달러로 예상(85센트)보다 좋았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더욱 신중한 소비자 행동의 징후"로 인해 하반기(12~5월) 매출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한 게 폭락을 불렀습니다. 내년 5월로 끝나는 이번 회계연도에 전년 대비 약 1% 매출 성장을 기대했는데, 이는 기존 가이던스(한 자릿수 중반 증가)를 낮춘 것이죠. 매트 프렌드 CFO는 "개학 쇼핑이나 블랙 프라이데이 외에는 수요가 부드러웠다. 디지털 플랫폼 거래도 약해졌고 경쟁업체는 더 높은 프로모션을 제공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언더아머, 룰루레몬, 풋로커 등 관련 기업 주가도 동반 하락했습니다.


나이키는 세계 소비의 척도로 간주되어 왔습니다. 소비가 줄어드는 것일까요? 아니면 나이키만의 고유한 회사 문제일까요? 이번 주 좋지 않은 실적을 발표한 페덱스처럼 경기 둔화의 영향이라면 좋지 않은 징조일 것입니다. 하지만 역시 이번주 실적을 공개했던 마이크론은 IT 경기가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음을 증언했습니다.


바이탈 날리지는 "나이키는 콘퍼런스콜 내내 거시적 역풍과 소비자 압박 증가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사업에서의 온갖 역풍에 대해 언급했다. 그건 페덱스, 제너럴밀스 경영진에게 듣던 것과 비슷했다. 거시적 관점에서 모든 것은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물가와 금리는 낮아지고 있고 Fed는 완화적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수요가 약해지고 있고 인플레이션 둔화는 가격결정력 약화를 뜻한다. 나이키가 한 것처럼 기업들은 이런 상황에서 먼저 비용 절감을 통해 마진을 유지하려 하겠지만 결국은 지속적 매출 둔화를 극복할 수 없어서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삭소뱅크는 "페덱스는 이번 주 연휴 시즌 최고 판매량이 지난 시즌과 비슷하다고 보고했다. 마이크론도 IT 소비가 전환점을 맞이했고 향후 분기에 성장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그래서 나이키가 뭔가 잘못된 것 같다. 나이키를 압박하고 있는 게 2023년 신발 등 새로운 카테고리로 확장한 룰루레몬일 수 있다. 룰루레몬은 10월에 끝난 최근 분기에 북미 매출이 12.5% 증가해서 아디다스를 넘어섰다. 룰루레몬으로 인한 위협은 확실히 나이키 주주들이 2024년에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중국이 온라인 게임규제를 강화하면서 텐센트 주가는 9.84% 폭락했습니다. 다만 일렉트로닉아츠(-0.15%) 테이크투 인터렉티브(+0.97%) 등 미국 게임주는 별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제프리스는 "이들이 중국 시장에서 규제로 인해 별다른 이익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새로운 규제로 인한 영향은 아주 작은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 오후 5시께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0.7bp 오른 3.901%로 마감했습니다. 2년물은 2bp 내린 4.329%를 기록했습니다. 뉴에지 웰스는 "최근 채권 시장의 황홀감(euphoria)은 오늘 나타난 것처럼 근원 PCE 물가의 6개월 연율 수치가 향후 몇 달 동안 지속해서 2%를 밑돌 수 있다는 데 대부분 기인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제 올해는 중요한 경제 데이터 발표는 없습니다. 다음주 26일에는 케이스·실러 전미주택가격지수(HPI)가 나오고 28일에는 도매 재고와 무역수지, 잠정 주택판매, 그리고 주간 실업급여 청구 건수가 발표됩니다. 30일에는 중국에서 12월 제조업,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공개됩니다.

그리고 월가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에겐 사실상 오늘이 올해 마지막 거래일입니다. 대부분이 크리스마스부터 연말까지 계속 쉽니다. 그래서 오늘 나온 PCE 데이터가 연말까지 산타 랠리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자금 유입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최대 상장지수펀드(ETF) 중 하나인 SPDR S&P500 ETF(SPY)에는 12월에 약 400억 달러가 순유입되어 월별 최대 유입액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칼슨그룹의 라이언 디트릭 전략가는 "오늘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7거래일 동안 산타 랠리가 이어진다. 이 7거래일은 어떤 다른 7일 기간보다 상승할 확률이 높다"라고 밝혔습니다. 1950년부터 따져 산타 랠리 7거래일의 상승확률은 79.5%로 1년을 7거래일씩으로 나눴을 때 가장 높았습니다. 평균 수익률은 1.32%로 3위를 차지했습니다.

실제 지난 10년 중 8번 S&P500지수가 상승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7년 동안 연속으로 산타 랠리 상승세가 나타났습니다.


다만 주가가 단기에 너무 올랐습니다. S&P500 지수는 4754로 사상 최고치인 4796.56과 장중 최고치인 4818.62에 약 1% 차이로 접근했습니다. 인프라 캐피털의 제이 해트필드 CEO는 주가가 사상 최고 수준에 접근하면 기술적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며 지난 수요일 오후 급락한 게 그런 징후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아마 4800 수준 근처에서 낮은 거래량 속에 일종의 지연 현상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은 또 휴가를 가기에 좋은 시기이기도 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연말까지는 별 데이터 발표나 이벤트가 없고요. 그건 1월로 넘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1월로 가면 약간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인플레이션은 하향 추세이지만 최근 약한 수치는 과장되었다. 우리는 2024년에 더 단단한 수치와 연말까지 2.4%의 근원 PCE를 예상한다. 그건 임금에 기반한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버틸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이런 데이터 흐름은 3월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예상과 상충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6월에 Fed가 처음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내년에는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느려질 것으로 보지요. 마이클 게펜 이코노미스트는 "PCE 데이터는 Fed가 내년 3월부터 금리를 낮추기 시작할 것이란 예상을 뒷받침한다. 인플레이션과 경기는 둔화하고 성장도 느려지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다만 인플레이션은 내년부터는 둔화 속도가 약간 느려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래서 우리는 100bp 정도 내릴 것으로 관측하는데, 시장은 현재 150bp 인하를 기대하는 만큼 시장 가격은 약간은 재조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다릅니다. 계속해서 인플레이션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데요. 주거비 내림세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관측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근원 PCE 물가가 내년 2월에 2.5%(전년 대비)로 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준점에 도달한 후 5월에 2.1%까지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그래서 Fed는 내년 3월부터 다섯 차례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누구의 예측이 맞을까요? 거기에 따라 내년 초 증시의 향방이 좌우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