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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바닥났다”... 트럼프 미디어, 790억 적자 드러나자 주가 21% 폭락

해선매니저 박하림 2024. 4. 2. 09:21
트럼프 지분에서 10억 달러 사라져


1일 뉴욕 증시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의 주가가 20% 이상 급락했다. 이날 공개된 전년도 성적표의 영향을 받았다./AP 연합뉴스
트루스 소셜의 모회사인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 그룹’(트럼프 미디어)의 주가가 1일 뉴욕 증시에서 폭락했다. 이날 트럼프 미디어의 지난해 성적표가 공개됐는데 회사 재정이 부실하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날 트럼프 미디어 주가는 13.30포인트(21.47%) 떨어져 48.66달러로 마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 가치는 약 67억 달러로 떨어졌고, 트럼프가 갖고 있는 지분에서 10억 달러(약 1조3500억원) 이상이 사라졌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 회사 지분 60%를 갖고 있다.

이날 공시에 따르면 트루스 소셜 매출액은 작년 4분기 매출액은 75만 달러, 지난해 총 매출액은 410만 달러(약 56억원)에 그쳤다. 경쟁 업체인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의 매출은 6억6500만 달러(지난해 말 기준)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트럼프 미디어의 순손실은 5820만 달러(약 790억원)였다. 손실 대부분은 3940만 달러(약 534억원)에 달하는 이자비용이 차지했다. 트럼프 미디어는 이날 공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루된 각종 소송에서 불리한 결과가 나올 경우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위험 요인을 경고하기도 했다. WSJ은 “이 회사는 작년 말 거의 모든 자금을 소진했고, 회사의 암울한 실적과 급등하는 주식 사이에 격차가 크다”이라고 했다.

이날 트럼프 미디어는 이사회에서 락업 조항을 변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트럼프가 뉴욕 법원에 내야 하는 공탁금을 주식 매도로 마련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트럼프 미디어는 상장 후 6개월 동안 기업 내부자의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락업 조항)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미디어의 이사회에 들어가 있는 트럼프 아들 등이 규정을 바꿔 주식을 팔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한편 뉴욕증시는 이날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 평균은 240.52포인트(0.60%) 떨어진 3만9566.85, 대형주 위주의 S&P500 지수는 10.58포인트(0.20%) 내린 5243.77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7.37포인트(0.11%) 상승한 1만6396.83이었다.

뉴욕=윤주헌 특파원 calli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