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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관련되면 죄다 ‘우수수’ 급락...차이나 리스크 언제까지

해선매니저 박하림 2024. 2. 27. 09:18
[커지는 차이나 리스크] 
디플레이션 우려 속 증시 '뚝'...경기부양 다급
中 기준금리 6개월 만 인하...V자 반등론 고개

중국이 5년 만기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로 낮추는 등 경기 부양책을 본격적으로 펴면서 중화권 증시가 바닥을 찍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

중학개미(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부동산 위기 등으로 장기적인 저성장 늪에 빠지면서다. 5년 만기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로 낮추는 등 중국이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펴면서 중화권 증시가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도 일부 나오고 있지만 암초는 곳곳에 산적한 상황이다. 

올 들어 중국 증시는 부동산 위기와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300개 중국 기업으로 구성된 CSI300지수와 중국 본토의 대표 주가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SSEC), 홍콩 항셍 지수는 각각 19%, 11%, 27% 떨어졌다. 하락세를 이어가던 중국 증시는 정부의 개입으로 지난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 직전인 이달 5~8일 1년 3개월 만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하락 폭을 좁혔다. 

SSEC는 최저점을 찍었던 2월 5일부터 20일까지 8.1% 뛰었다. CSI300지수도 같은 기간 7.2% 올랐다. 두 지수는 춘제 연휴(10~17일)를 전후해 각각 5거래일,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홍콩 증시도 상승 전환했다. 홍콩 항셍지수와 홍콩(H)지수도 같은 기간 각각 8.3%, 10.1% 뛰었다.

하지만 여전히 변수는 남아있다. 우선 경기 침체 속 가파른 외화 유출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중국에서 외국으로 빠져나간 돈은 687억달러(92조원)에 달한다. 중국의 자본 순유출은 2018년(858억 달러) 이후 5년 만이다. 

정부 부채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부채 비율은 300%에 육박하면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중국의 거시 레버리지 비율(명목 GDP 대비 총 비금융 부채비율)은 287.1%로 전년 대비 13.5%포인트(p) 상승했다. 이 기간 중국의 지방 정부 채무는 40조7400억 위안(7564조원)을 기록했다. 한해 채무 증가액이 5조6800억 위안(1055조원)에 달해, 목표 한도인 4조5200억 위안(839조원)을 1조 위안(186조원) 이상 초과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최근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 5년 만기를 기존 연 4.20%에서 3.95%로 0.25% 포인트 인하했다. 인민은행이 LPR를 조정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사진은 중국 증시 모습. [사진 연합뉴스]


中 경기 부양책에 증시 반등..."변동성 확대 장세 반복"


중국 정부는 증시를 끌어올리기 위해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펼치고 있다. 최근 중국 인민은행은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기존 연 4.20%에서 3.95%로 0.25%p 인하했다. LPR는 사실상 중국의 기준금리로 평가된다. 인민은행이 LPR를 조정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이로써 중국의 5년 만기 LPR를 제도 도입 이래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현지에서 5년 만기 LPR를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으로 활용되는 만큼, 금리 인하는 침체한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당국의 의지로 해석된다. 

또한 앞서 지난 2월 5일에는 당국이 지급준비율 인하를 통해 1조 위안(185조원)을 시장에 투입하기도 했다. 3월 4일부터 시작되는 중국 최대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에서 당국이 예상보다 높은 5%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부양책을 쏟아낼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이후 증시 상황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단기적이지만 증시 상승에 촉매제가 될 것이란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추가 부양책이 없을 경우 경기 불안감과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 조짐 등 악재를 뚫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하 타이밍이 뒤로 밀리고 중국 소비가 생각보다 괜찮으면 중국의 통화정책 완화 속도가 느릴 수도 있겠지만 이는 후에 따져 볼 문제”라며 “당장 지금부터 이어질 부양책 관련 기대는 중국 및 국내 주식시장에 단기적으로나마 긍정적인 영향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중국 증시가 회복세로 전환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 부양책의 구체성 결여와 더불어 증시 부양책이 주로 대형주에 집중될 것이라는 예상으로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한 거센 투매가 증시 급락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주식시장은 당분간 장중 급락 후 구원투수(국가대표팀 자금) 등장 이후 낙폭을 축소하는 변동성 확대 장세가 반복될 것”이라며 “증권거래소의 기관 매도 금지 조치 해제와 저성장 우려를 완화시킬 수 있는 연속성이 있으며 높은 강도의 부양책 시행 등 춘절 이후 신뢰 회복을 위한 정부 움직임이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현주(shj1004@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