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미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오후 2시까지 조용했습니다. 모든 투자자는 오후 2시에 발표되는 미 중앙은행(Fed)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S&P500 지수가 0.07% 약보합세를 보이고,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5bp 오름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오후 2시가 되었습니다. 모두 Fed가 홈페이지에 띄운 점도표(dot plot)부터 찾아봤습니다.
월가가 희망했던 2024년 기준금리 전망치 중앙값은 4.625%로 유지됐습니다. 올해 말까지 지금보다 25bp씩 세 차례 내릴 것이란 얘기입니다. 작년 12월 점도표와 비교하면 당시 네 차례 이상 내릴 것으로 본 위원이 5명이었는데 3월 1명으로 확 줄었습니다. 3차례 인하를 내다본 사람은 6명에서 9명으로 증가했고요. 2차례 인하를 전망한 위원은 5명으로 변화가 없었습니다. 대신 1차례 인하를 점친 이가 1명에서 2명으로 늘었습니다. 상당수 위원이 덜 인하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평균은 4.75%(2.5회 인하)로 높아졌지만 어쨌든 가까스로 중앙값은 지켜졌습니다.
대신 2025년 말 기준금리 중간값은 3.625%에서 3.875%로 올랐습니다. 올해 인하 횟수 세 차례는 유지했지만, 내년 인하 횟수를 한 차례 줄인 것이죠. 의미가 없진 않지만, 내년 일은 아무도 모릅니다. 월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Fed 위원들은 장기 중립 금리 추정치를 2.5%에서 2.6%로 높였습니다. 중립 금리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높다는 얘기인데요. 이는 이번 사이클의 최종 금리도 더 높아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경제 전망(SEP)을 보면 경제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높이고, 실업률 전망치는 낮췄습니다. 2024년 GDP 증가율은 1.4%에서 2.1%로 대폭 올렸고 2025년과 2026년에는 각각 2%씩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3년 연속 장기 추세(1.8%)를 넘어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죠. 연착륙보다는 무착륙에 가깝습니다.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예측은 2024년 2.4%에서 2.6%로 높였습니다. 2025년 말에는 2.2%, 2026년 2%로 되돌아갈 것으로 점쳤습니다.
점도표에서 세 차례 인하 기대가 유지되자 주식은 상승하고 국채 2년물 수익률은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시트인베스트먼트의 브라이스 도티 부사장은 블룸버그에 "시장은 즉각적으로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 투자자들은 Fed가 올해 인하 횟수를 한 차례 줄일 것으로 걱정하고 있었다. 세 번의 인하 전망을 유지한 것은 자연스럽게 주가를 높이고 채권 수익률을 낮췄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10년물 금리는 보합 선을 유지했습니다. 성장률,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높아지고 중립 금리 추정치도 올라간 탓입니다. 그래서 장단기 국채의 수익률 곡선은 가팔라졌습니다.
성명서를 보면 FOMC는 만장일치로 5회 연속 기준금리를 5.25%-5.5%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성명서엔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해서 움직일 것이란 더 큰 확신을 얻을 때까지 금리를 낮추는 게 적절하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라는 핵심 문구는 반복됐습니다.
하지만 성장률, 인플레 전망치를 높인 가운데 세 차례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한 데 대해 투자자들은 궁금증을 갖게 됐습니다. 프린시펄 애셋의 시마 샤 전략가는 "Fed는 2% 물가 목표를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경제전망을 보면 GDP 성장률이 추세를 상회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이 목표에 가까워지기 전에 Fed가 금리 인하 위험을 감수할 뜻이 있음을 시사한다. 역사는 이게 위험한 길임을 가리킨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다가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치솟을 수 있다는 지적이죠.
오후 2시 30분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장에 나타났습니다.
첫 질문은 역시 높은 성장, 인플레 전망에도 불구하고 세 차례 인하 전망을 유지한 이유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CNBC의 스티브 리스먼 기자는 "이게 높은 인플레이션을 감내하겠다는 뜻이냐"라고 물었습니다.
파월 의장은 "Fed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strongly committed to bringing inflation down to 2% over time)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시간이 흐름에 따라'를 강조하고 싶다"(we stress 'over time')라고 덧붙였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좀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감내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는 "1월 소비자물가(CPI), PCE 물가가 굉장히 높았다. 거기엔 계절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 2월 수치는 높았지만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전반적인 디스인플레이션 이야기는 변한 게 없다. 인플레이션은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2%로 가는 길은 가끔 울퉁불퉁할 수 있다. 지난 7개월간 좋은 인플레이션 데이터에도 우리는 과잉반응(overreact)하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다.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는 여전히 고정되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1, 2월 물가가 일시적일 수도 있다는 뉘앙스였습니다.
이런 발언이 나오자 S&P500 지수는 반등하기 시작했고 오후 2시 45분 4200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여기서 위험은 실제로 양면적이다. Fed가 너무 빨리 완화하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나타날 수 있지만, 너무 늦게 완화한다면 고용에 불필요한 해를 끼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노동 시장의 하방 위험에 민감하다. 우리는 조심하고 싶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파월이 워낙 비둘기파적으로 나오자 한 기자는 '빠르면 5월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파월은 "들어오는 데이터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것도 배제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5월, 6월 인하 가능성에 대해 반박하지 않은 것이죠. 그는 지난 1월 FOMC에서는 3월 인하에 대해 "오늘 회의를 토대로 보면 그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받아쳤었습니다.
그는 중립 금리가 올라간 데 대해 "아주 완만하게 올랐다. 이것이 지속적 추세가 될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경시했습니다.
또 노동 시장이 강한 게 금리 인하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강한 고용 증가 자체가 인플레이션을 걱정할 이유는 아니다. 작년에 강력한 고용과 함께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하락하는 것을 봤다"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팬데믹 초기 노동 시장의 극심한 불균형은 대부분 해결됐다. 임금 상승률은 더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점차 둔화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양적 긴축(QT) 테이퍼링(감축 규모를 줄이는 것)에 대해 "대차대조표 감축 속도를 늦추는 것을 논의했다.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위원회의 일반적 생각은 '꽤 빨리'(fairly soon)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하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그 시점에 대해 "충분히 곧"(soon enough)이라고 했다가 "꽤 빨리"로 정정했습니다. 그는 "역레포(ON RRP) 시장에 몰리는 돈이 0 또는 0에 가깝게 안정화되면 은행 준비금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QT 속도를 늦추는 게 QT가 더 빨리 종료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자산을 안정적으로 더 많이 줄이기 위한 것이란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Fed의 장기 목표는 대부분 국채로 구성된 대차대조표를 보유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리하면 인플레이션이 잠시 반등해도 어차피 내려갈 것이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성장은 강해도 문제가 안 되고요. 그리고 QT 테이퍼링은 '꽤 빨리' 시작할 것입니다.
증시는 수직으로 상승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1.03%, S&P500 지수는 0.89% 올랐고, 나스닥은 1.25% 뛰었습니다. 금리를 내리면 가장 큰 혜택을 받는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1.92% 폭등했습니다. △임의소비재(1.45%) △커뮤니케이션 서비스(1.26%) △금융(1.24%) △산업(1.21%) △IT(1.15%) 등 상승세는 광범위했습니다. 유가 급락세에 영향받은 △에너지(-0.09%) 경기 방어업종인 △헬스케어(-0.23%) 업종만 소폭 하락했습니다. 애플은 1.5%, 마이크로소프트 0.9%, 엔비디아 1.1%, 메타 1.9%, 아마존 1.3% 등 빅테크도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인디펜던스 어드바이저스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자회견의 총체는 시장이 계속 상승할 수 있는 청신호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Fed는 강세장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채권 가격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오후 4시 40분께 8.8bp 급락한 4.604%에 거래됐습니다. 10년물 수익률은 2.1bp 내린 4.275%를 기록했습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Fed워치 시장에서는 6월 인하 확률을 어제 59%에서 오늘 77%로 높였습니다.
Fed가 매파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걱정에 최근 급등했던 달러화는 장중 급락세로 돌아섰습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0.38% 내린 103.4를 기록했습니다. 기자회견 도중에 일본 닛께이가 "일본은행이 10월, 심지어 7월에 다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라는 기사를 보도해 하락세를 부추겼습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수바드라 라자파 채권 전략가는 "강한 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Fed는 여전히 인하 쪽으로 치우쳐져 있다. 비둘기파 성향을 철회해야 한다고 생각한 채권 투자자들은 크게 실망했을 것이다. Fed는 월별 변화가 아닌 인플레이션의 장기 추세를 보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전반적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면 기꺼이 금리를 내릴 의향이 있어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에버코어ISI는 "세 차례의 금리 인하 기대는 유지됐고 파월 의장은 1, 2월 인플레이션을 무시하는 등 기자회견도 매우 낙관적이었다"라고 총평했습니다. 에버코어는 "핵심은 Fed가 금리를 인하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올해 6월부터 인하하기 시작해 세 차례 인하하는 게 여전히 기본 시나리오다. 파월 의장이 '꽤 빨리' 하겠다고 한 만큼 QT 속도는 5월부터 줄일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웰스파고는 "FOMC가 6월 12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계속해서 기대한다. 경제전망을 보면 위험은 FOMC가 여름 후반에 완화를 시작하는 등 더 느린 속도로 금리를 내리는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다. 금리 인하에 대한 위험은 연말을 향해 기울어진 반면, 대차대조표 감축 속도를 줄이는 건 다소 일찍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 발언을 보면 QT 테이퍼링 발표는 5월 1일 회의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찰스 슈왑은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최고점에서 크게 떨어졌으며 이는 향후 금리 인하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ed가 정책을 완화할 여지는 충분하다. 여전히 금리 인하가 올해 중반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며, 인플레이션 추세가 계속 낮아지는 한 6월에 시작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블랙록의 릭 리터 글로벌 채권 CIO는 "높은 금리는 상업용 부동산 등 경제의 일부 부분을 둔화시키고 있으며 서비스 가격의 둔화도 천천히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Fed가 6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며, 두 번 회의에 한 번 꼴로 올해 세 번 내릴 것 같다. FOMC와 파월 의장은 '인내심을 가지고 물가가 더욱 개선되는 것을 보기 원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Fed 위원들은 최근 몇 달간 탄탄한 성장과 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올해 말 금리 인하 전망을 크게 바꾸지 않았다"라고 썼습니다. 그 이유로는 "소비자 지출이 줄어들고 고용 조사가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고용은 견실했지만, 이전 데이터는 역사적으로 큰 폭으로 수정되었다. 임금 증가율은 계속 둔화하고 있고 실업률은 지난 4월 3.4%에서 2월 3.9%로 꾸준히 상승했다. 이러한 수치는 금리를 현 수준에서 너무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을 우려하는 Fed 위원들에게 걱정거리"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정치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암시했습니다. "민주당은 11월 선거를 앞두고 경기가 둔화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주 일부 의원들이 파월에게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초 Fed가 금리 인하 전망을 이행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라고 적었습니다.
장 마감 뒤 한 가지 호재가 추가됐습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2분기 실적을 내놓고 AI 붐에 힘입어 2분기 흑자로 전환했다고 발표한 것이죠. 산제이 메흐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AI 덕분에 앞으로 수년간 반도체 업계에 커다란 기회가 주어졌고, 마이크론이 그 최대 수혜자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밝혔습니다.
▷주당순이익(EPS) : 0.42달러 vs 예상 -0.27달러
▷매출 : 58억2000만 달러 vs 53억2000만 달러
▷영업이익 : 5억400만 달러 vs -2억3840만 달러
▷3분기 매출 예상치 : 64억~68억 달러 vs 59억9000만 달러
마이크론은 "당사의 HBM3E 솔루션이 경쟁사에 비해 전력 소비가 30% 낮다는 강력한 피드백을 계속해서 고객으로부터 받고 있다. 이는 강력한 수요에 기여하고 있다. 당사의 HBM3E 제품은 Nvidia의 H200 GPU의 일부가 될 것이며 여러 고객과 함께 추가 플랫폼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2024 회계연도에 HBM에서 수억 달러의 매출을 창출할 예정이며 3분기부터 HBM 매출이 D램 매출과 총마진을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가 생산할) HBM은 2024년에 이미 다 팔렸고, 2025년 공급량의 압도적인 대부분도 이미 배정됐다"라고 밝혔습니다.
마이크론은 정규장에서 2.39% 올랐는데요. 실적 발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15% 넘게 뛰고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S&P500 지수가 0.07% 약보합세를 보이고,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5bp 오름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오후 2시가 되었습니다. 모두 Fed가 홈페이지에 띄운 점도표(dot plot)부터 찾아봤습니다.
대신 2025년 말 기준금리 중간값은 3.625%에서 3.875%로 올랐습니다. 올해 인하 횟수 세 차례는 유지했지만, 내년 인하 횟수를 한 차례 줄인 것이죠. 의미가 없진 않지만, 내년 일은 아무도 모릅니다. 월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Fed 위원들은 장기 중립 금리 추정치를 2.5%에서 2.6%로 높였습니다. 중립 금리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높다는 얘기인데요. 이는 이번 사이클의 최종 금리도 더 높아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점도표에서 세 차례 인하 기대가 유지되자 주식은 상승하고 국채 2년물 수익률은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시트인베스트먼트의 브라이스 도티 부사장은 블룸버그에 "시장은 즉각적으로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 투자자들은 Fed가 올해 인하 횟수를 한 차례 줄일 것으로 걱정하고 있었다. 세 번의 인하 전망을 유지한 것은 자연스럽게 주가를 높이고 채권 수익률을 낮췄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10년물 금리는 보합 선을 유지했습니다. 성장률,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높아지고 중립 금리 추정치도 올라간 탓입니다. 그래서 장단기 국채의 수익률 곡선은 가팔라졌습니다.
오후 2시 30분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장에 나타났습니다.
파월 의장은 "Fed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strongly committed to bringing inflation down to 2% over time)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시간이 흐름에 따라'를 강조하고 싶다"(we stress 'over time')라고 덧붙였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좀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감내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는 "1월 소비자물가(CPI), PCE 물가가 굉장히 높았다. 거기엔 계절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 2월 수치는 높았지만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전반적인 디스인플레이션 이야기는 변한 게 없다. 인플레이션은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2%로 가는 길은 가끔 울퉁불퉁할 수 있다. 지난 7개월간 좋은 인플레이션 데이터에도 우리는 과잉반응(overreact)하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다.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는 여전히 고정되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1, 2월 물가가 일시적일 수도 있다는 뉘앙스였습니다.
이런 발언이 나오자 S&P500 지수는 반등하기 시작했고 오후 2시 45분 4200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여기서 위험은 실제로 양면적이다. Fed가 너무 빨리 완화하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나타날 수 있지만, 너무 늦게 완화한다면 고용에 불필요한 해를 끼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노동 시장의 하방 위험에 민감하다. 우리는 조심하고 싶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파월이 워낙 비둘기파적으로 나오자 한 기자는 '빠르면 5월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파월은 "들어오는 데이터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것도 배제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5월, 6월 인하 가능성에 대해 반박하지 않은 것이죠. 그는 지난 1월 FOMC에서는 3월 인하에 대해 "오늘 회의를 토대로 보면 그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받아쳤었습니다.
그는 중립 금리가 올라간 데 대해 "아주 완만하게 올랐다. 이것이 지속적 추세가 될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경시했습니다.
또 노동 시장이 강한 게 금리 인하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강한 고용 증가 자체가 인플레이션을 걱정할 이유는 아니다. 작년에 강력한 고용과 함께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하락하는 것을 봤다"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팬데믹 초기 노동 시장의 극심한 불균형은 대부분 해결됐다. 임금 상승률은 더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점차 둔화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양적 긴축(QT) 테이퍼링(감축 규모를 줄이는 것)에 대해 "대차대조표 감축 속도를 늦추는 것을 논의했다.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위원회의 일반적 생각은 '꽤 빨리'(fairly soon)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하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그 시점에 대해 "충분히 곧"(soon enough)이라고 했다가 "꽤 빨리"로 정정했습니다. 그는 "역레포(ON RRP) 시장에 몰리는 돈이 0 또는 0에 가깝게 안정화되면 은행 준비금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QT 속도를 늦추는 게 QT가 더 빨리 종료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자산을 안정적으로 더 많이 줄이기 위한 것이란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Fed의 장기 목표는 대부분 국채로 구성된 대차대조표를 보유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에버코어ISI는 "세 차례의 금리 인하 기대는 유지됐고 파월 의장은 1, 2월 인플레이션을 무시하는 등 기자회견도 매우 낙관적이었다"라고 총평했습니다. 에버코어는 "핵심은 Fed가 금리를 인하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올해 6월부터 인하하기 시작해 세 차례 인하하는 게 여전히 기본 시나리오다. 파월 의장이 '꽤 빨리' 하겠다고 한 만큼 QT 속도는 5월부터 줄일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웰스파고는 "FOMC가 6월 12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계속해서 기대한다. 경제전망을 보면 위험은 FOMC가 여름 후반에 완화를 시작하는 등 더 느린 속도로 금리를 내리는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다. 금리 인하에 대한 위험은 연말을 향해 기울어진 반면, 대차대조표 감축 속도를 줄이는 건 다소 일찍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 발언을 보면 QT 테이퍼링 발표는 5월 1일 회의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찰스 슈왑은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최고점에서 크게 떨어졌으며 이는 향후 금리 인하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ed가 정책을 완화할 여지는 충분하다. 여전히 금리 인하가 올해 중반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며, 인플레이션 추세가 계속 낮아지는 한 6월에 시작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블랙록의 릭 리터 글로벌 채권 CIO는 "높은 금리는 상업용 부동산 등 경제의 일부 부분을 둔화시키고 있으며 서비스 가격의 둔화도 천천히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Fed가 6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며, 두 번 회의에 한 번 꼴로 올해 세 번 내릴 것 같다. FOMC와 파월 의장은 '인내심을 가지고 물가가 더욱 개선되는 것을 보기 원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Fed 위원들은 최근 몇 달간 탄탄한 성장과 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올해 말 금리 인하 전망을 크게 바꾸지 않았다"라고 썼습니다. 그 이유로는 "소비자 지출이 줄어들고 고용 조사가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고용은 견실했지만, 이전 데이터는 역사적으로 큰 폭으로 수정되었다. 임금 증가율은 계속 둔화하고 있고 실업률은 지난 4월 3.4%에서 2월 3.9%로 꾸준히 상승했다. 이러한 수치는 금리를 현 수준에서 너무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을 우려하는 Fed 위원들에게 걱정거리"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정치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암시했습니다. "민주당은 11월 선거를 앞두고 경기가 둔화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주 일부 의원들이 파월에게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초 Fed가 금리 인하 전망을 이행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라고 적었습니다.
장 마감 뒤 한 가지 호재가 추가됐습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2분기 실적을 내놓고 AI 붐에 힘입어 2분기 흑자로 전환했다고 발표한 것이죠. 산제이 메흐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AI 덕분에 앞으로 수년간 반도체 업계에 커다란 기회가 주어졌고, 마이크론이 그 최대 수혜자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밝혔습니다.
▷주당순이익(EPS) : 0.42달러 vs 예상 -0.27달러
▷매출 : 58억2000만 달러 vs 53억2000만 달러
▷영업이익 : 5억400만 달러 vs -2억3840만 달러
▷3분기 매출 예상치 : 64억~68억 달러 vs 59억9000만 달러
마이크론은 정규장에서 2.39% 올랐는데요. 실적 발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15% 넘게 뛰고 있습니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
'뉴욕증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이성적 과열" 엔비디아는 질주…골드만이 찍은 AI주식 (0) | 2024.03.25 |
---|---|
FOMC 축포 쐈는데 애플 물 흐렸다…금리 인하 3대 수혜주는 (0) | 2024.03.22 |
파월은 매파적일까…"AI는 거품" 40% vs. "아니다" 45% (0) | 2024.03.20 |
엔비디아 GTC 약발 없나…"금리 4.5% 넘으면 조정" (3) | 2024.03.19 |
PPI도 높았다→금리 급등…"강세장 속 조정 시작" (0) | 2024.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