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테슬라 38만대 충격…'6월 인상' 베팅 출현

해선매니저 박하림 2024. 4. 3. 08:57

 

2일(미 동부시간) 새벽부터 뉴욕 금융시장에서는 전날 뜨거웠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로 인해 촉발된 고금리와 강달러, 고유가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미 국채 수익률은 작년 11월 이후 넉 달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달러화는 4개월 만에, 국제 유가도 5개월 만에 최고치로 내달았습니다.

고유가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새벽 6시께 배럴당 85달러를 넘었고, 브렌트유는 89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전날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이란 영사관을 공습해 이란군 지도자 다수가 사망하면서 중동 긴장이 고조된 데다, 밤새 우크라이나는 드론으로 러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타네코 정유공장을 타격했습니다. 이는 공급 우려를 불렀죠. 물론 기저에는 다시 50 이상으로 올라간 중국과 미국의 제조업 PMI 영향도 있습니다. 수요 요인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결국, WTI는 1.7% 오른 배럴당 85.15달러, 브렌트유는 1.7% 상승한 배럴당 88.92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둘 다 종가 기준으로 작년 10월 27일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습니다. 유가는 올해 들어 18% 이상 상승했지요.
장 마감 뒤 발표된 미국석유협회(API)의 주간 통계(~3월 29일)에서는 한 주 동안 미국의 원유 재고가 229만 배럴 감소하고, 휘발유 재고도 146만 배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원유만 오르고 있는 게 아닙니다. 금 구리 우라늄 카카오 가격 등이 모두 상승하면서 블룸버그 원자재 지수는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고금리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에 부정적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전날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3월 제조업 PMI가 50.3으로 17개월 만에 확장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나온 탓에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3bp나 뛰었었지요. 금리 상승세는 오늘도 이어졌고 아침 한때 7bp 추가 상승해 4.4%를 넘었습니다. 작년 11월 이후 최고입니다. 5년, 30년물 수익률도 올해 최고 수준에 올랐습니다.

사실 제조업 경기 개선은 증시에 긍정적일 수 있는 요인이죠.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제조업 PMI가 확장 국면에 있을 때 (제조 비중이 높은) S&P500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은 연평균 12% 성장했습니다. 문제는 3월 제조업 지불가격이 2월 52.5에서 3월 55.8로 뛴 것입니다. 2022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이죠. 파이퍼샌들러의 마이클 캔트로위츠 전략가는 "일반적으로 ISM PMI가 50 이상으로 회복되면 주식은 긍정적 반응을 보여왔다. 하지만 지불가격이 더 높게 나오면서 그런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지금 모든 투자자는 인플레이션의 렌즈를 통해서 모든 것을 바라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강달러


유럽의 인플레이션은 미국과 달리 냉각되고 있습니다. 독일의 3월 소비자물가(CPI)는 2월 전년 대비 2.5%에서 3월 2.2%로 떨어졌습니다.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2021년 6월 이후 최저까지 떨어졌습니다. 전날 나왔던 프랑스의 3월 CPI도 2월 3%에서 2.3%로 둔화했었죠. ING는 "독일의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유럽중앙은행(ECB)에 어느 정도 안도감을 준다. 다가오는 ECB 회의의 논제는 더 이상 금리 인하 '여부'가 아니라 '언제' '얼마나' 내려야 하는지가 될 것이다. 우리는 ECB가 6월 인하를 시작해 올해 100bp 내릴 것을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미 중앙은행(Fed)에 대한 금리 인하 기대는 상당 폭 후퇴했지요.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Fed 워치 시장에서는 6월 인하 확률이 어제 50% 초반까지 내려갔습니다. 오늘은 6월에 금리를 올릴 것이란 베팅(0.5%)도 출현했습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유럽의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비둘기파적이다. 최근 유럽과 미국 사이에 경제 데이터와 통화정책 전망에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ISM 발표 이후 6월 인하 가능성이 60%대로 떨어졌는데, 유럽에서는 6월 인하 확률이 100%에 달하고 있다. 또 시장은 미국의 올해 인하 폭을 67bp 수준으로 추정하지만, 유럽에서는 90bp 이상이 반영되어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차이는 달러 강세를 부추겼습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새벽 한때 105를 넘었습니다.
고금리, 강달러, 고유가는 모두 주가의 펀더멘털인 미국 기업 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입니다. 그래서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8~1.2%에 달하는 큰 폭의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테슬라(-4.9%)의 1분기 차량 인도대수 발표(오전 9시)도 분위기를 흐렸습니다. 1분기(1∼3월) 인도대수는 38만6810대에 그쳤습니다. 이는 월가 예상 45만대 안팎에 크게 못 미칠 뿐 아니라 전년 동기보다도 8.5% 줄어든 것입니다. 분기 인도량이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은 역대 두번째입니다. 1분기 생산대수는 43만3371대로 역시 작년 동기(44만808대)보다 감소했습니다. 테슬라는 '모델 3' 페이스리프트 모델 생산으로 프레몬트 공장의 가동 속도가 늦춰지진 것, 홍해 사태와 송전탑 화재로 인해 독일 공장 가동이 일시 중단됐던 게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도이치뱅크는 월가에서 가장 낮은 41만4000대를 예상했던 곳입니다. 도이치뱅크는 "예상보다 약한 1분기 인도량은 수요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또 올해 조금이라도 성장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테슬라는 공급 측면의 문제를 언급했지만, 우리가 보기에 더 큰 요인은 수요 둔화이다. 우리는 2분기 49만6000대 인도를 추정해왔는데 이는 1분기 대비 거의 30%에 가까운 개선을 뜻한다. 지속적 수요 압박, 경쟁, 신제품 부족으로 인해 그렇게 성장하기 어려울 것 같다. 테슬라의 제품군이 오래되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런 상황은 단기에 크게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라면서 올해 인도량 추정치 하향 조정을 시사했습니다. 테슬라 강세론자인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마저 "나쁜 1분기를 예상했지만, 이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완전한 재앙이었다. 우리는 지금을 일론 머스크가 상황을 바꾸고 1분기 실적을 반전시키는 테슬라 (영웅) 이야기의 중요한 순간으로 본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분명히 더 어두운 날이 다가올 수 있고, 그건 장기적 성장 내러티브를 흔들 수 있다"라고 관측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부진하지만, 일부 전기차 기업은 테슬라보다 낫습니다. 리비안은 1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70% 증가한 1만3600대를 인도했스비다. 월가 예상보다 많았습니다. 물론 규모에서 테슬라와 차이가 나지만요. 현대자동차의 1분기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62% 증가했습니다. 아이오닉5는 6822대, 아이오닉6는 3646대가 팔렸습니다. 중국 비야디(BYD)는 1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13% 증가한 30만114대의 전기차를 판매했습니다. 작년 4분기(52만6409대)보다는 대폭 줄었지만요. 일부에선 이를 머스크 탓으로 돌립니다. 오펜하이머는 "머스크는 트위터 등을 통해 정치 등에 대해 개인적 뷰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많은 잠재적 구매자를 내쫓고 있다. 전기차를 사는 사람 중 특히 기후변화 등에 관심이 많은 구매자는 이제 테슬라 구매를 꺼린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지난 30일 발표된 이코노미스트/유고브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원은 58%가 전기차 구매를 고려합니다. 8%는 현재 보유하거나 소유한 적이 있습니다. 32%만이 소유하거나 구매를 고려하지 않습니다. 반면 공화당원은 14%만이 구매를 고려하고 있고 2%만 현재 소유하거나 보유한 적이 있습니다. 83%는 소유나 구매를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머스크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등 공화당 쪽으로 기울고 있지요.

다만 딥워터 매니지먼트의 진 먼스터 매니징 파트너는 "테슬라가 여전히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이 폭풍은 지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전기차(EV)는 더 나은 자동차이고 자율운전은 더 나은 이용법이다. 테슬라는 그러한 미래에 투자하고 있지만 다른 자동차 업체는 투자를 늦추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도 "1분기 인도량은 추악하다. 그 이유가 내연기관차보다 평균 10% 비싼 가격과 높은 금리의 조합이라고 본다. EV에 대한 초기 흥분이 식은 것도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먼스터는 "올해 인도량 추정치는 더 낮아질 것이고 이는 주가를 압박할 것이다. 하지만 2025년에는 경쟁이 더 쉬워지고 20%에 가까운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모닝스타도 "1분기 인도량 감소에 놀랐지만 이미 2024, 2025년에 성장 둔화를 가정해왔다. 장기적으로 인도량은 2030년까지 약 500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내년 말 출시 예정인 저렴한 모델2에 힘입은 것이다. 테슬라의 저가 EV 진출은 판매 증가를 견인할 것이며, 단위 생산비 절감 계획은 수익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1분기 인도량이 예상을 크게 밑돌면서 월가 관심은 과연 얼마나 마진이 훼손됐는지에 쏠리고 있습니다. 재고도 늘었을 것이고요. 테슬라는 오는 23일 1분기 실적을 공개합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는 테슬라가 전년 동기보다 약 27% 감소한 18억 달러의 이익을 보고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 증가한 243억 달러로 추정하고요. 번스타인은 "월가의 2020년 말 테슬라의 분기 EPS에 대한 콘센서스는 7달러에 달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1분기 2달러를 추정한다. 우리는 2분기 인도량도 전년 동기보다 줄어들 뿐 아니라 2024년 전체로는 감소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침 10시 2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가 발표된 뒤 금리, 달러 상승세는 약간 누그러졌습니다.

노동부가 발표한 2월 JOLTS에서 채용공고 건수는 875만6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1월(874만8000건)과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또 2월 채용 건수와 퇴직 건수도 각각 580만 건과 560만 건으로 거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퇴직 중에서 자발적 퇴직(350만 건), 해고(170만 건)도 마찬가지이고요. 노동자들이 얼마나 노동시장에 자신감을 느끼고 있는지를 대변하는 자발적 퇴직률은 2.2%로 4개월째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는 2019년보다 약간 낮습니다. 반면 제롬 파월 의장이 주목하는 실업자 1인당 채용공고 건수는 1월 1.43건에서 2월 1.35건으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2개 수준보다는 높습니다. RSM은 "노동수요는 여전히 팬데믹 이전을 웃돌고 있어 노동시장은 상반기에도 여전히 건강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퇴직률을 보면 임금 인상 압력은 높지 않다. 노동시장이 정상화에 훨씬 더 가까워졌다는 것을 뜻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에버코어 ISI는 "시장은 ISM PMI를 보고 성장이 다시 가속하는 것을 걱정하고 있지만, JOLTS 등을 보면 재가속의 징후는 없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2%를 향해 가고 있으며 Fed는 재가속이 없는 한 6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2월 공장 주문은 전월보다 1.4% 증가해 3개월 만에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월가가 예상한 1.0% 증가도 웃돌았습니다. 다만 1월 수치는 3.6% 감소에서 3.8% 감소로 하향 수정됐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공장 주문은 전년 동기에 비해선 0.2% 증가에 그쳤다. 하지만 제조업 PMI를 보면 단기적으로 공장 주문이 회복될 것임을 가리킨다"라고 밝혔습니다.
Fed 위원들의 발언도 시장에 도움이 됐습니다.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권자인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의 메리 데일리 총재와 클리블랜드 연은의 로레타 메스터 총재가 여전히 올해 세 번의 금리 인하가 기본 시나리오임을 밝힌 덕분입니다.
데일리 총재는 "지난달 점도표에서 제시한 세 차례 금리 인하가 매우 합리적인 기준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성장세가 강해지고 있어서 금리를 낮출 긴급한 상황은 아니다. 금리를 너무 빨리 내리면 실질적 위험이 있다"라고 덧붙이긴 했지만요. 그는 또 "인플레이션을 지금 수준에서 유지하는 건 나쁜 세금(toxic tax)을 부과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인플레를 완전히 2%로 되돌리고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메스터 총재는 기자들과 만나 "올해 세 차례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으로 보지만 더 적은 금리 인하가 필요한지 아슬아슬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메스터는 "더 느린 속도로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경제가 예상대로 발전한다면 올해 후반에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채권 시장은 결국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오후 4시 50분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2bp 상승한 4.351%에 거래됐습니다. 아침 한때 4.405%까지 오른 것을 고려하면 상승 폭이 크게 줄었습니다. 2년물은 2.5bp 하락한 4.693%를 기록했고요.

달러도 시간이 흐르자 소폭 하락세로 전환했습니다. 오후 5시께 전날보다 0.23% 내린 104.77에 거래됐습니다.
솟았던 금리, 달러가 둔화하자 뉴욕 증시는 오후 들어 조금 반등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과 통화한 것도 긍정적이었습니다. 합의는 없었지만 대화 자체가 평가할 만하다는 것이죠. 결국, 다우는 1.0%, S&P500 지수는 0.72% 내렸고 나스닥은 0.95%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습니다.

반도체 주는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많이 올랐다는 것 외에는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엔비디아가 2.22% 내렸고 브로드컴 2.39%, AMD 4.71%, ARM 3.16%, 마이크론 1.30% 하락했습니다.
헬스케어 업종은 1.62% 급락해 작년 11월 초 이후 최악의 날을 기록했습니다. 유나이티드헬스가 6.45% 폭락했고, 휴마나는 13.4%, CVS는 7.21% 내렸습니다. 미국의 건강보험 격인 메디케어 플랜에 대한 정부 지불금이 내년 3.7% 증가하는 것으로 확정된 탓입니다. 최대 1%포인트 이상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던 투자자를 실망시켰습니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1.8%나 떨어졌습니다. 2주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아무래도 금리 인하 기대가 흔들리고 있는 탓입니다.
이처럼 최근 시장 불안의 가장 큰 이유는 경제 데이터가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있어서죠. 영화 '빅숏'의 실제 주인공인 스티브 아이스먼 누버그버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 인터뷰에서 "경제가 괜찮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올해 금리 인하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실제로 두려워하는 것은 만약 Fed가 금리를 인하한다면 시장에 거품이 커져 진짜 문제가 생기리라는 것이다. 상황은 좋다. Fed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데이터가 약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파월 의장은 여전히 비둘기파적이지만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매파적으로 기우는 등 Fed 내에 이견이 생기고 있다. 파월과 월러를 넘어서도 Fed 내 견해차가 커지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일부가 갑자기 인플레이션이 치솟을 가능성(jump risk)을 경계하고 있어서다.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의 기저효과를 보면 오는 5월까지는 긍정적이지만 이후 마지막 7개월 중 6개월 동안에는 부정적이다. 만약 6월에 인하하지 못하면 금리 인하가 2025년 3월까지 밀릴 수도 있다. 우리는 6월 인하 가능성을 살려두려는 파월 입장에 공감하지만, 데이터는 인하를 정당화하지 못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시장은 최소 3번 인하를 가격에 반영해왔죠. 그래서 그런 가정이 흔들린다면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JP모건의 미슬라브 마테이카 전략가는 "지난해 10월 주가가 바닥을 찍은 뒤 30% 급등했는데 이는 주로 3월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은 바가 컸다. 그러나 지금 인하 전망은 크게 뒤로 밀렸지만, 증시는 이를 무시하고 있다. 이는 실수일 수 있다. 채권 수익률과 주식 사이에는 전통적으로 상관관계가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금리 인하가 뒤로 밀린다고 해도 증시는 괜찮을 것이란 시각도 있습니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설립자는 "우리는 11월, 12월 연말 두 번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만, 올해 전혀 인하되지 않더라도 놀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그래도 이는 증시에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밸류에이션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낮은 금리 대신 투자자들은 더 나은 경제 성장과 기업 이익을 얻게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JP모건의 트레이딩 데스크에서는 "ISM PMI가 2022년 9월 이후 처음으로 50 이상으로 회복되면서 노랜딩 시나리오가 다시 부각하기 시작했다. 이 시나리오는 2024년 '제로' 금리 인하를 의미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관측했습니다. JP모건 트레이딩 데스크는 "GDP 성장이 추세 이상으로 유지되면서 예상보다 강한 기업 이익으로 나타난다면 그 조합이 주식 매수세를 유지시킬 것이다. 그러면 강세장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금리 인하도 필요하지 않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는 시장의 폭이 소형주 등으로 넓어지기보다 투자자들이 대형주/고품질 주식에 계속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습니다.
뱅가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뱅가드는 "Fed가 강한 경제, 특히 공급 중심의 성장이 이어져서 금리를 내리지 않는다면 증시는 계속 랠리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공급 중심의 성장, 즉 상품과 서비스 공급 증가에 따른 성장은 통상 디스인플레이션을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쁜 이유, 즉 인플레이션 지속으로 인해 금리를 인하하지 못한다면 그건 증시에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나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