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미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오전 10시를 기준으로 희비가 극명히 엇갈렸습니다.
오전 10시 전 = 어수선했던 시장
아침에는 최근 불안한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1~0.4% 하락세로 거래를 시작했고, 채권 시장에서는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어제에 이어 다시 4.4%를 넘었습니다.
오전 8시 15분 고용정보업체 ADP가 발표한 3월 민간고용이 18만4000개 증가한 것으로 발표된 탓입니다. 예상(14만 8000개)을 뛰어넘는 것으로 작년 7월 이후 최대이고요. 오는 5일 발표 예정인 노동부의 3월 고용보고서에서 월가가 추정하는 민간고용 17만 개보다도 많습니다. 2월 데이터도 기존 14만 개에서 15만5000개로 상향 수정됐지요. 서비스 부문에서 14만2000개, 상품 부문에서 4만2000개 일자리가 늘어나는 등 고용 증가는 폭넓게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이직자의 임금은 10% 뛴 것으로 집계되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전체 임금 상승률은 5.1%로 전달과 같이 유지됐고요. JP모건은 "ADP 데이터가 노동부 고용보고서를 예측하는 특별히 신뢰할 수 있는 신호라고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데이터는 3월까지의 견고한 고용 성장 추세와 일치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어제 나온 2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서도 채용공고 수가 876만 개로 유지되고 자발적 퇴직률도 2.2%로 변함이 없음을 보여줬습니다. ADP 데이터나 JOLTS 모두 노동시장 둔화가 임박하지 않았음을 시사한 것이죠. 이렇게 고용이 둔화하지 않으면 임금 상승 압력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 1일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내놓은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다시 확장 국면에 진입하면서 제조업 물가가 오른 것으로 발표됐고요. 여기에 국제 유가가 계속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더했습니다. 원유뿐 아니라 구리 알루미늄 아연 우라늄 등 원자재가 대부분 상승하고 있죠. 구리는 작년 2월 이후, 알루미늄은 작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에 있습니다.
이에 Fed에 대한 금리 인하 기대는 후퇴했습니다. 아침까지 시장에서는 2024년 기준금리 인하 폭을 약 68bp로 내다봤는데요. 이는 Fed가 3월 점도표에서 제시한 75bp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그린라이트 캐피털의 데이비드 아인혼 설립자는 CNBC 인터뷰에서 Fed의 올해 금리 인하가 “3번 미만” 이루어질 것이며 인하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징후가 많이 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블룸버그는 "핌코가 향후 몇 년 동안 Fed가 다른 중앙은행보다 더 적게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베팅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도 CNBC 인터뷰에 나와 올해 말까지 금리를 내려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훨씬 더 울퉁불퉁한 경로를 가는 것을 보고 있다. GDP와 고용이 지속해서 강세를 보이고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둔화한다면 연말, 즉 4분기부터 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올해 한 차례만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오전 10시 = PMI 발표 이후 주가, 채권 회복
아침 10시 ISM의 3월 서비스업 PMI가 발표되자 이런 분위기는 확 바뀌었습니다. ISM 발표에서는 투자자들이 좋아할 만한 게 모두 들어있었습니다.
서비스 지수는 2월 52.6에서 3월 51.4로 하락했습니다. 50을 넘어 15개월 연속 확장 국면은 유지했지만, 월가 예상(52.8)보다 약해진 것이죠. 이런 수준의 데이터는 역사적으로 1% 미만의 성장률에 부합합니다. 세부 내용에서 월가가 주목한 것은 지불가격 지수였습니다. 2월 58.6보다 5.2포인트나 떨어진 53.4로 집계되어 2020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또 고용은 2월보다 0.5포인트 올라 48.5를 기록했지만 4개월 만에 세 번째 위축세입니다. 신규 주문은 56.1에서 54.4로 감소했습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지불가격 지수가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최저 수준으로 급락한 것은 ‘슈퍼 코어’로 불리는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팬데믹 이전 정상 수준으로 다시 하락할 것을 의미한다"라고 밝혔습니다. RSM은 "지수는 52.6에서 51.4로 하락했고, 지불가격은 58.6에서 53.4로 하락했다. 가격 상승이 둔화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기업 활동과 신규 주문은 강세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연착륙을 뒷받침하는 데이터"라고 설명했습니다. 웰스파고는 "월요일 ISM 제조업 PMI 상승세에 놀랐는데, 오늘은 서비스업 약세에 놀랐다. 제조업은 어렵고 서비스는 호황을 누린다는 이야기가 더 균형 잡힌 상태로 바뀌고 있다. Fed는 대규모 해고는 부르지 않고 물가 압력을 완화할 만큼 서비스 활동을 늦추려고 노력해왔는데, 오늘 데이터는 그런 진전을 나타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시장은 즉각 환호했습니다. 치솟던 10년물 금리를 5bp가량 떨어졌고, 주가 지수는 상승세로 전환했습니다. 사실 지난 1월 제조업 PMI가 강하게 나오자 서비스업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않게 하락하면서 '골디락스' 상황임을 보여준 것이죠.
다만 PMI 데이터를 자세히 살펴보면 장밋빛만은 아니었습니다. ISM의 앤서니 니베스 조사협회장은 "3월 지수 하락은 신규 주문 증가 둔화, 공급업체 납품 가속화, 고용 위축에 따른 결과이다. 물가 지수는 2020년 3월(50.4) 이후 가장 낮아졌다. 그러나 기업 응답자들은 일부 가격이 안정되더라도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우려된다는 점을 지적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서비스 업종 16개 산업 가운데 13개에서 여전히 물가가 오르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에너지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어 서비스 투입 비용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습니다.
ISM PMI에 15분 앞서 발표된 S&P 글로벌의 3월 서비스업 PMI에서는 지수는 비슷하게 하락(2월 52.3→3월 51.7)했지만, 물가는 오히려 올라갔습니다. 지불가격이 작년 7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한 것이죠. S&P 글로벌의 크리스 리처드슨 이코노미스트는 "지속적 서비스업 확장세는 새로운 물가 상승 압력을 동반한다. 임금 상승이 비용을 높이고 있다.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 상승도 비용 부담을 가중해 상품/서비스의 평균 판매가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7월 이후 볼 수 없었던 속도다. 이는 단기적으로 소비자물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누가 집계한 데이터가 맞을까요? 서비스 물가는 과연 2020년 3월 이후 가장 느린 속도(ISM)로 상승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작년 7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S&P 글로벌)로 오르고 있을까요?
시장 반응을 보면 월가는 ISM 데이터를 신뢰합니다.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요. 하지만 더 넓은 산업에서 더 많은 기업을 상대로 조사하는 S&P 글로벌 데이터가 정확하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사실 제조업 PMI를 보면 ISM은 지난 2월 47.8로 1월(49.1)보다 낮아졌다고 발표했지만, S&P 글로벌은 2월 52.2로 1월(50.7)보다 올라갔다고 집계했죠. 그런데 3월 PMI를 보니 ISM은 50.3, S&P 글로벌은 51.9로 나타났습니다. S&P 글로벌이 제조업 경기 개선 추세를 더 잘 보여준 것이죠.
서비스 등 소비는 약간 둔화되는 듯 합니다. 3월 자동차 판매량은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집계됐고요. 3월 소매판매도 전달보다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바이탈 날리지는 "지난 몇 주 동안 나이키와 케링, 룰루레몬, 아카데미 스포츠, 다든 레스토랑, PVH(캘빈클라인) 등이 매출 둔화를 경고했고 오늘은 얼타뷰티가 그 대열에 합류했다. 뭔가 소비자에게 문제가 있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얼타뷰티의 주가는 오늘 15.3% 폭락했습니다. 데이비드 킴벌 CEO가 JP모건 주최 콘퍼런스에서 "모든 가격대와 제품 전반에 걸쳐 소비 둔화를 보고 있다.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더 이르고 조금 더 큰 폭이다"라고 밝힌 탓입니다. "올해 한 자릿수 중반의 매출 성장을 기대한다"라고 덧붙였지만요.
시장이 좋아한 파월의 연설
시장이 PMI로 인한 흥분을 살짝 가라앉히고 있는 가운데 제롬 파월 의장이 오후 12시께 발언에 나섰습니다. 두 가지가 핵심이었습니다.
▶2023년 실질 GDP가 3% 이상 증가하고 300만 개 일자리가 창출되는 등 성장과 고용은 강력했다. 이는 공급의 상당한 개선을 반영한다. 25~54세 연령층의 노동시장 참여 증가와 빠른 이민 속도로 인해 노동 공급이 크게 증가했다. 최근 데이터는 탄탄한 성장, 강력하지만 재균형을 이루고 있는 노동시장, 때로는 울퉁불퉁한 길을 따라 2%를 향해 내려가는 인플레이션 등 전반적 그림을 바꾸지는 않는다(The recent data do not materially change the overall picture).
▶인플레이션에 대해 최근 수치가 단순한 상승 이상의 의미가 있는지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 하락할 것이라는 확신이 더 커질 때까지 금리를 낮추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경제가 우리 예상대로 진전한다면 올해 어느 시점에 금리를 낮추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지난 FOMC 때와 같았지만,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됐습니다. 파월 의장 발언 이후 Fed 워치 시장에서는 올해 예상 인하 폭을 80bp 수준까지 다시 높였습니다.
에버코어ISI는 "파월 연설의 핵심은 고용 증가와 인플레이션에 관한 최근 데이터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왔지만, 그런 데이터가 전반적인 상황을 사실상 바꾸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본 시나리오는 여전히 6월을 시작으로 올해 세 차례의 금리 인하라는 얘기"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파월은 특히 강한 성장과 고용 증가로 인한 우려가 없다고 분명히 밝혔는데, 이는 노동 공급을 포함한 강력한 공급 측면 성장을 반영한다. 금요일 (3월 고용보고서가 나오면) 이를 기억하라"라고 덧붙였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파월은 여전히 Fed가 올해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Powell Still Sees Room for the Fed to Cut Rates This Year)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 여건이 최근 몇 년보다 덜 빡빡하다는 징후를 지적했다. 이는 임금과 물가가 동시에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를 완화했다"라고 썼습니다.
사실 3월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월가는 걱정하고 있습니다. 또 예상보다 훨씬 더 높게 나올 가능성을 말이죠. 골드만삭스는 통상 ADP 데이터를 무시하는데요. 오늘은 "ADP 조사 대상이 상대적으로 좋은 커버리지를 가진 레저, 숙박업 및 건설 일자리에서 강세가 나타났다. 이는 이민 증가로 인해 예상되는 비농업 고용 증가와 일치한다. 비농업 신규고용 추정치를 2만5000개 높여 24만 개로 상향 조정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인베스팅닷컴이 집계한 월가 추정치는 20만5000개로 2월 27만5000개보다 줄어듭니다. 여전히 많은 수준이긴 하지만요. 또 실업률은 3.9%로 유지되고,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 0.3%(2월 0.1%)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점점 신규고용이 예상보다 더 크게 증가한다 해도 부정적이지 않다는 주장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3월 신규고용을 27만5000개 증가할 것으로 보는데요. 불법 이민자 유입 등으로 노동 공급이 많이 늘어나는 가운데 고용이 강하게 증가하는 것이어서 임금 상승 압력을 만들지는 않고 성장을 높인다고 봅니다. 즉 고용이 크게 늘어도 인플레이션과 상관이 없어서 Fed가 6월부터 네 차례 인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지난해 이민자가 330만 명에 달하는 곳으로 추정하죠.
파월 의장이 오늘 "지난해 300만 개나 일자리가 늘었지만, 인플레이션 둔화의 큰 그림을 바꾸지는 않는다"라고 한 것도 바로 그런 논리입니다. 파월은 지난 FOMC 기자회견에서 "강한 고용 증가 자체는 우리가 인플레이션을 걱정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라고도 밝혔습니다.
WSJ은 "노동부의 고용보고서에서 가계조사와 기업조사 일자리가 불일치하고 있다. (불법)이민은 그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썼습니다. 가계조사에서 실업률이 3.9%까지 치솟았지만 기업조사에서는 매달 2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수수께끼'에 대한 해답이 '이민 급증'이라는 것입니다. WSJ은 경제학자들은 이전엔 미국이 실업률을 낮추거나 임금 압력을 높이지 않고는 한 달에 약 10만 개 일자리만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지금은 노동시장을 더 빡빡하게 만들지 않고도 한 달에 16만~23만 개를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습니다. 즉 더 많은 고용이 창출된다 해도 인플레 걱정은 없다는 얘기입니다.
이에 대해 Fed가이의 조셉 왕 설립자는 "파월은 이민을 통한 노동 공급 증가에 기대고 있다. 이는 비농업 고용 데이터에 대한 해석을 매우 비대칭적으로 만드는 것 같다. 강한 데이터가 나오면 노동 공급 증가로 무시될 것이지만, 약세가 나타난다면 조기 금리 인하, 추가 인하 기대로 이어질 듯 하다. 고용이 약해지는 순간 모든 자산은 급등할 것 같다"라고 주장했습니다.
ADP 데이터로 인한 부정적 흐름을 '골디락스' 서비스업 PMI와 파월 의장이 끊어내면서 채권 시장에서는 국채 수익률이 소폭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오후 4시 10분께 10년물은 1.4bp 하락한 4.351%, 2년물은 2.7bp 내린 4.674%에 거래됐습니다.
달러는 큰 폭 하락했습니다. 오후 4시께 ICE 달러 인덱스는 0.52% 내린 104.26을 기록했습니다.
금리 상승세가 꺾이자 증시의 주요 지수는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자신감은 크지 않았습니다. 각종 데이터가 줄줄이 나오니까요. S&P500 지수는 0.11%, 나스닥은 0.23% 상승했습니다. 다우 지수는 0.11% 하락했는데, 인텔 탓입니다.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에서 70억 달러 손실을 냈다고 발표한 뒤 8.2% 급락했습니다.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디즈니의 주가도 3.13% 하락하면서 역시 다우를 끌어내렸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올해 들어 32% 급등했지요.
애플은 0.48% 올랐습니다. 블룸버그는 오후 3시 13분 "애플이 전기차 대신 가정용 로봇을 연구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집안을 돌아다니는 로봇을 극비로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죠. 출시 여부나 언제 내놓을지는 불투명합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로봇을 회사 제품 로드맵에 추가했다가 삭제하길 반복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 뉴스가 나온 뒤 애플 주가는 갑자기 하락했다가 회복했습니다.
1분기 인도량을 공개한 뒤 어제 4.9% 급락했던 테슬라는 1.05% 반등했습니다. 캐시 우드가 계속 매수하고 있어서일까요? 하지만 월가 금융사들은 줄줄이 목표주가를 낮췄습니다. 도이치뱅크는 200달러에서 189달러로, 구겐하임은 132달러에서 122달러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JP모건의 경우 130달러에서 115달러로 떨어뜨렸습니다. JP모건은 "테슬라가 인도량을 빨리 회복하는 데 성공하지 못한다면 주가는 훨씬 더 하락할 수 있다. 주가가 2021년 11월 사상 최고가인 409달러에서 59% 내린 상태이지만 우리에게는 여전히 매우 비싸게 보인다. 우리 목표주가 115달러를 지키는데도 최근 분기와 다른 엄청난 성과와 굉장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 115달러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자동차 회사(시가총액 4010억 달러)로 쳐준 것으로 도요타(3910억 달러)를 앞서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트루이스트는 목표주가를 193달러에서 176달러로 내리면서 "이번 데이터는 청산 이벤트가 아니다. 테슬라는 다양한 이유로 1분기 인도량이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우리는 연간 인도량, 매출,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를 낮추지만, 장기적으로 테슬라를 AI 기술의 중요한 공급업체로 계속 보고 있다. 불행히도 전기차 수요 및 가격 역학은 자동차 사업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으며, AI 업데이트는 계속 실망스럽다. 다음 주가 촉매제는 차세대 차량(모델2)의 공개 및 판매일 것이다. 그러나 그건 조만간 발생할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모두가 내년 말 출시될 모델2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차가 나오려면 아직 1년 이상이 남았습니다. 그 사이 2024년 예상 EPS의 거의 60배에 달하는 주가수익비율(P/E)이 유지될지가 관심사가 될 것입니다.
에너지 주는 0.66% 뛰었습니다. 유가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덕분입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5일 연속 상승해 작년 10월 말 이후 최고치인 배럴당 85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찰스 슈왑은 "에너지 및 소재 업종 기업 100%가 50일 이동평균선 이상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들 경기순환 주의 상승 리더십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15일까지 조정?
금리 인하 여부는 파월 의장이 반복해서 강조하듯 데이터에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5일에 나오는 3월 고용보고서를 봐야 하고요. 다음주 10일 발표될 3월 소비자물가(CPI)가 매우 중요합니다.
월가 컨센서스는 헤드라인 C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3.4% 상승하고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0.3%, 3.7% 오르는 것입니다. 2월(헤드라인 0.4%, 3.2% 근원 0.4%, 3.8%)에 비해 그다지 개선되지 않습니다. 전월 대비 0.3~0.4% 상승은 연 2% 목표에 부합하는 데 필요한 0.17%의 두 배에 달합니다. 웰스파고는 "3월에는 근원 상품이 다시 디스인플레이션 영역으로 진입한 것으로 추정하지만 주거비 둔화가 다른 서비스 물가 반등으로 상쇄되면서 근원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거의 변하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인플레이션이 하락세를 유지하려면 서비스 가격이 더욱 뚜렷하게 냉각되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12, 15일도 지켜봐야 합니다. 월가는 그동안 올해 기업 실적이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해왔는데요. 12일부터 JP모건의 실적 발표를 필두로 1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됩니다.
15일은 미국의 세금 납부 마감일입니다. 월가에서는 2000억 달러 정도의 유동성 유출이 예상되는 만큼 그때까지는 주가가 횡보하거나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관측합니다.
골드만삭스는 "15일은 납세 일로 투자자들은 세금을 내기 위해 15일까지 주식을 매각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올해도 이런 계절성이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세금 납부가 끝나면 우리는 역사적으로 주가의 강세 추세가 재개되는 것을 보아왔다"라고 밝혔습니다. 라두크 트레이딩의 크레이그 샤피로 고문은 "세금 납부로 인해 은행 준비금이 200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본다. 여기에 다음주 3월 CPI 발표까지 있으므로 증시가 압력을 받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투자자들이 세금을 내면 그 돈은 재무부 계좌로 옮겨졌다가 연방정부가 지출하면서 2분기 말까지 다시 은행 준비금으로 돌아오게 된다"라면서 "그 사이 2~3주 간 시장이 유동성 유출을 겪게 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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