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와 독일에서 발표된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새벽부터 뉴욕 채권 시장에 또 다른 압력을 가했습니다.
호주에서는 소비자물가(CPI)가 3월 3.5%에서 4월 3.6%로 높아졌습니다. 시장은 3.4%로 둔화할 것으로 기대했었는데요. 특히 전월 대비로는 0.73%나 뛰었습니다. 최근 3개월간 물가상승률이 0.5%를 넘은 것인데요. 근원 물가도 3월 4.0%에서 4월 4.1%로 가속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올해 호주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작아졌을 뿐 아니라 금리 인상 위험이 다시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라보뱅크는 "시장이 호주중앙은행의 9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을 25%로 평가하지만 우리는 최대 두 번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는 아침부터 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오후로 예정된 440억 달러 규모의 국채 7년물 경매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경계감은 더 커졌습니다. 전날 2년물, 5년물 경매는 모두 결과가 부진했죠. 게다가 경매를 앞두고 금리가 계속 올라간다면 투자자들은 아무래도 입찰을 꺼리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국채를 구매하자마자 가격이 내려갈 수 있기 때문이지요. 7년물은 원래 인기가 별로 없는 기간 물이기도 하고요.
아침에 나온 리치먼드 연방은행의 5월 제조업 지수는 0을 기록해 4월(-7)이나 월가 예상(-6)보다 개선됐습니다. 지난주 S&P 글로벌의 5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크게 올라간 것처럼 제조업 경기가 나아지고 있는 것이죠. 신규 주문은 소폭 개선됐고 출하량이 크게 늘었습니다. 다행히 인플레이션 요인 중 지불 가격은 상승했지만, 받은 가격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리치먼드 은행이 따로 조사한 서비스 업종 매출도 전월보다 16포인트나 오른 3으로 집계됐습니다.
오후 3시 40분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7.2bp 오른 4.614%, 2년물은 2bp 상승한 4.977%를 기록했습니다. 오후 1시 7년물 경매 결과 발표 직후 한때 5%를 돌파해 5.002%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베어트랩스 리포트의 로렌스 맥도널드 설립자는 "엔비디아의 주가가 200일 이동평균선보다 80% 높은 상태인데, 과거 그랬을 때 그런 수준에 머물렀던 기간이 매우 짧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과거에는 지금처럼 시가총액이 2조8000억 달러에 달하지는 않았지만요.
물론 펀드스트랫의 톰리 설립자는 계속해서 엔비디아 등 AI 테마주를 보유할 것을 주장합니다. 그는 "지금 작동하는 것에 매달려라. 지금 작동하는 게 엔비디아나 엔비디아와 상관관계가 높은 슈퍼마이크로(SMCI),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CDNS) 등 AI 관련주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찰스 슈왑은 "1분기 어닝시즌이 뒤로 지나가고 엔비디아의 상승 한계가 눈에 들어오면서 시장 내러티브가 거시적 주제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라고 현재 시장 상황을 분석했습니다. 슈왑은 "지난 5일 동안 시장에서 두 가지 주목할만한 일이 일어났다. 먼저 엔비디아의 상승세가 더 광범위한 주식 랠리를 이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 이후 20% 상승했는데, 그 사이 S&P500 지수는 1% 이상 하락했다. 반도체 주식이 5% 올랐고 나머지 시장은 훨씬 더 뒤처졌다. 동일 가중치를 기반으로 계산한 S&P500 지수는 4월 최고치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엔비디아가 폭등하면서 시총 1위에 근접하고 있음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현재 시장 폭의 명확한 한계를 강조한다. 이런 상황에서 채권 시장이 주도권을 가져갔다. 이달 초 4월 CPI 발표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10년물 수익률은 크게 오르고 있다. 연 4.5%를 넘는 수익률이 패닉을 유발할 필요는 없지만, 중소기업과 품질이 낮은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더 높은 금리에 여전히 취약하므로 강세장을 어느 정도 제한할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가 지켜보는 게 그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기술적으로 10년물 금리가 4.31~4.53% 거래범위를 넘어서면 4.7%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습니다.
UBS 자산운용의 솔리타 마르셀리 미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리는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Fed가 올해 마지막 몇 달 동안 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국채 금리가 올해 더 낮은 수준에서 마감해야 한다고 계속 믿고 있다. 우리는 10년물 수익률이 올해가 진행됨에 따라 3.85%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에버코어 ISI는 "10년물 수익률이 5월 3일 이후 유지되어오던 4.30~4.50% 거래범위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우리 모델은 수익률이 △고용 증가가 느려지고 △사람들의 재정적 어려움이 증가하고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가 하락하고 △Fed의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은 유지되면서 7월까지는 하락 안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국채의 계절적 요인도 5월, 6월, 7월에 수익률을 상당히 낮출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은 낮은 수익률에 대한 '거슬리는 요소'다. 하지만 계절적 요인, 둔화하는 경제 지표 및 우리의 거시 경제 예측 모두는 10년물 수익률이 다시 거래범위로 돌아갈 것을 시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당분간은 거시 경제가 시장을 이끌고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주 가장 중요한 데이터는 4월 PCE 물가입니다. 다음주에는 5월 고용보고서가 나오고요.
4월 PCE 데이터와 관련, 골드만삭스는 근원 물가가 0.26%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얀 헤치우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나와 "4월 CPI와 PPI(생산자물가), 수입 가격 등을 토대로 추정하면 0.2% 중반이 나올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된다면 그건 상당한 진전이다. 사실 시장에서 보는 근본적인 근원 PCE 물가, 즉 진짜 인플레이션과 관계없는 포트폴리오 관리비용 등을 빼버린 물가는 0.20% 이하라고 생각한다. 올해 들어 인플레 데이터는 세 번(1~3월) 잘못된 방향으로 갔었는데, 이제 한 발자국 앞으로 내딛는 것이다. 이런 0.2%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몇 달간 이어진다면 Fed 위원들은 안심하게 될 것이고, 우리는 9월께 금리 인하를 얻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적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44달러로 월가 추정 2.38달러보다 좋았고, 매출은 91억3000만 달러로 예상 91억7000만 달러를 살짝 밑돌았습니다. 문제는 가이던스였습니다. 이번 분기에 매출 92억~92억 5000만 달러와 조정 EPS 2.34~2.36달러를 제시했는데요. 이는 컨센서스인 매출 93억7000만 달러, 2.40달러를 밑돕니다. 콘퍼런스 콜에서도 마크 베니오프 CEO는 AI가 성장 동력이라고 수차례 말하면서도 AI로 인해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내놓지 못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75% 하락한 배럴당 79.23달러에 장을 마쳤습니다. 지난 이틀간 3.85% 상승한 탓인지 차익실현 매출이 나왔습니다.
3F리서치의 워런 파이스 설립자는 2021년 이후엔 유가만 보고 투자해도 돈을 크게 벌 수 있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으면 현찰을 보유하고, 90달러보다 낮으면 S&P500 지수를 매수했다면 대부분의 하락 기간을 피하고 상승세만 누릴 수 있었다는 것이죠. 파이스는 "인플레이션이 높을 때는 유가가 인플레 관련 분위기와 기대를 좌우한다"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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