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미 동부시간) 아침 시장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어제 장 마감 뒤 실적을 발표한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시간 외 거래에서 폭등한 덕분입니다. 그러나 투자자 마음속엔 걱정이 하나 있었죠. 오전 8시 30분 발표될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올 수 있다는 두려움이었습니다. 이미 발표된 3월 소비자물가(CPI), 생산자물가(CPI)를 기초로 월가는 3월 근원 PCE 물가를 0.25~0.28%로 추정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1분기 GDP와 함께 1분기 PCE 물가가 먼저 나왔는데요. 근원 물가가 연율 3.7%로 발표되어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근원 PCE 물가가 지난 1월 0.45%, 2월 0.26%로 나왔던 걸 고려하면 3월 물가는 0.48%(반올림하면 0.5%)가 될 수 있거든요. 그러나 CPI, PPI 구성 요인을 보면 그렇게 높은 수치는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 2월 수치가 상향 수정되고 3월은 0.33%가 될 것으로 급히 예측치를 수정했습니다.
그리고 PCE 물가가 발표됐는데요. 다행히 예상 수준으로 나왔습니다.
헤드라인 물가는 한 달 전보다 0.3%, 1년 전보다 2.7% 올랐는데요. 2월에는 각각 0.3%, 2.5% 올랐었지요. 에너지와 음식물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한 달 전보다 0.3%, 1년 전보다 2.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2월(0.3%, 2.8%)과 같은 수준입니다.
근원 물가는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예측한 것과 비슷하게 1월 수치가 0.45%에서 0.50%로, 2월 수치는 0.26%에서 0.27%로 상향 조정됐고요. 3월 수치는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따지면 0.32%로 나왔습니다.
'Fed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어제 1분기 데이터가 나온 뒤 소동이 있었는데 3월 데이터는 더 나쁠 수 있었지만 덜 나쁜 수준으로 나왔다. 깜짝 놀란 1분기 인플레이션 대부분은 1월 수치가 더 높아진 것에서 나왔다. 3월 수치는 강했지만 터무니없을 정도는 아니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주목할 만한 건 3월 개인소득은 0.5% 늘었고 개인소비는 0.8%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개인소비는 2, 3월 연속으로 0.8% 증가한 것이죠. 미국의 성장 동력인 소비지출이 강력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오늘 물가 보고서를 다섯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또 다른 강한 물가보고서가 나왔다=우리는 근원 PCE 물가로 애초 0.25%를 기대했지만 0.32%로 발표됐다. 근원 상품 물가가 0.1% 올랐고, 서비스 물가는 0.4% 상승했다. 그래도 전년 대비로는 2.8%가 유지됐다.
▶나쁘다. 하지만 엉망은 아니다=오늘 발표를 앞두고 초점은 3월 수치보다 1, 2월 데이터가 얼마나 상향 조정이 될 것인지 아닌지였다. 그리고 그런 상향 조정이 큰 역할을 했다. 1월은 5bp, 2월은 1bp 높아졌다. 그래서 3월 전년 대비 수치가 2월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었다.
▶지출은 계속된다=개인소비 데이터는 소비자에 대한 낙관론에 부합했다. 한 달에 0.8% 늘었고,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실질 소비도 0.5% 늘었다. 상품 소비가 1.1% 증가해 소비를 이끌었다. 이는 매우 강한 3월 소매판매 데이터와 일치한다. 서비스 지출은 미약한 0.2% 증가에 그쳤지만, 여전히 강한 증가 추세에 있다.
▶저축률은 더 낮아졌다=개인소득은 0.5% 증가했다. 강한 노동시장 덕분에 임금이 0.7% 늘어난 게 가장 큰 요인이다. 그런데 강한 소비지출 추세는 이런 소득 증가 추세를 넘어선다. 그래서 저축률은 더 감소해 3월 3.2%까지 떨어졌다. 지난 1년간 5.2%보다 훨씬 낮다. 우리는 미국 소비자들의 팬데믹 잉여저축이 6000억 달러가 남아있다고 보는데, 이런 소비 추세라면 연말이면 사라진다. 우리는 저축률이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본다.
▶공급이 아니라 수요다=어제 1분기 GDP 성장률은 연율 1.6%로 예상(2.5%)보다 낮았다. 그리고 1분기는 PCE 물가는 예상보다 뜨거웠다. 이런 데이터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혹은 부정적 공급 충격 내러티브를 불렀다. 그러나 이건 잘못된 것이다. GDP가 기대보다 낮았던 건 무역과 재고 탓이었다. 소비는 여전히 강했다. 우리는 1분기 데이터가 수요, 특히 서비스 수요의 증가에 부합한다고 본다. 많은 이민 및 높아진 경제활동 참여율로 인해 노동 공급이 늘어나고 이에 따른 임금 소득 증가가 수요를 부르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다.
걱정했던 투자자들은 약간 안도감을 되찾았습니다. 데이터 발표 직후 뉴욕 채권시장의 국채 수익률이 하락세를 보인 이유입니다.
하지만 데이터가 좋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지난 3개월간의 근원 PCE 수치를 연율로 환산하면 2월 3.7%에서 3월 4.4%로 반등했고요. 6개월 연율 환산치는 3%로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이 주목하는 '슈퍼 코어' 인플레이션(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은 전월 대비 0.4% 올랐고요. 3개월 치를 연율로 환산하면 5.5%에 달합니다.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하를 위해 '더 큰 확신'을 갖기는 어려운 수치죠. 픽텟 웰스의 프레드릭 두크로젯 매크로 헤드는 "1, 2월 수치의 상향 조정으로 인해 두려워하던 것보다는 덜 나쁜 수치가 나왔다. 그러나 이는 다음주 FOMC를 매파적으로 만들 것 같고, 빠른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에는 엄청난 의문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월가 주요 금융사 중 홀로 '6월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해온 씨티그룹은 첫 금리 인하 시기를 6월에서 7월로 미루고, 올해 인하 폭은 5회에서 4회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Fed워치 시장에서의 금리 인하 확률도 어제와 거의 변동이 없었습니다. 9월 인하 베팅은 어제 58%에서 오늘 58.1%로 바뀌었습니다. 결국, 금리도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오후 5시께 국채 10년물은 4.3bp 내린 4.663%에 거래됐지만, 2년물은 어제와 같은 4.998%를 기록했습니다.
웰스파고는 "어제 1분기 PCE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오늘 데이터는 긍정적이었다. 놀라운 상승 중 상당 부분이 1월 인플레 증가로 인한 것이며 분기 후반에는 치솟지 않았다. 근원 인플레이션은 3월 2.8%로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이를 2%로 낮추려면 서비스 물가 안정이 점점 더 중요하다.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슈퍼 코어' 인플레이션은 지난 3개월 동안 연율 5.5% 상승했다. 이는 Fed가 정책을 완화할 준비가 거의 되어 있지 않다는 매파적 견해를 부채질할 것이다. 강력한 경제 성장과 건전한 소비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거나 가속을 초래하지 않는 한 Fed에게 반드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3월 인플레이션은 견조했다. 이는 완화가 임박하지 않았음을 의미하며 Fed는 2분기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전개될지 더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습니다.
에버코어 ISI는 "이 보고서는 Fed가 더 나은 가시성을 확보하기까지 공항 주변을 순회하는 유보적 자세를 유지하게 할 것이다. 향후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이 한 달 0.20% 수준까지 떨어지면 Fed는 7월 혹은 9월부터 두 차례 인하할 것이란 기본 시나리오를 유지하지만, 12월에 한 차례 인하하거나 올해 인하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리 인상 가능성도 약간 올라갔다고 보지만, 여전히 가능성이 매우 낮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오전 10시 발표된 4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확정치)도 인플레이션 걱정을 더했습니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76.0으로 3월 77.4보다 떨어졌습니다. 월가가 집중한 건 조사에 포함된 인플레이션 기대입니다. 1년(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3.2%로 예비치 3.1%, 3월 2.9%보다 높게 나왔습니다. 넉 달 만에 최고치입니다. 5년(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3.0%로 예비치와 같았지만 3월 2.8%보다는 올라갔습니다. 작년 11월(3.2%) 이후 처음 다시 3%대를 기록했습니다. 휘발유 가격 상승이 영향을 줬을 수 있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단기 및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 모두 팬데믹 이전보다 높으며, 이는 Fed가 금리 인하를 미뤄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뉴욕 연방은행의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트는 1분기 인플레이션은 2.23%로 봤는데, 2분기에는 2.7%로 더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어제 인플레이션에 대해 미리 예방주사를 맞았던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1.2% 수준의 큰 상승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알파벳이 끌고, 마이크로소프트가 밀면서 시장은 상승 폭을 더 키웠습니다.
알파벳에 대해선 호평이 쏟아졌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목표주가를 165달러에서 195달러로 높였고, JP모건은 165달러에서 200달러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씨티는 168달러→190달러, 번스타인은 180달러→200달러, 에버코어 ISI는 160달러→220달러, 울프리서치는 180달러→200달러, RBC 캐피털 마켓은 155달러→200달러로 올렸습니다.
MS도 마찬가지입니다. 씨티는 475달러→495달러, 골드만삭스는 450달러→515달러, 에버코어 ISI는 475달러→485달러, 번스타인은 465달러→489달러, 스티펠은 455달러→475달러로 높였습니다.
알파벳, MS도 메타처럼 AI에 막대한 돈을 퍼붓고 있습니다. MS는 "1분기 자본 지출과 임대 비용(데이터센터)이 14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증가했다"고 보고했으며, 알파벳은 91% 증가한 120억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메타는 6% 증가한 220억 달러를 썼지요. 그리고 세 기업 모두 AI에 계속 지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메타의 마크 저커버스 CEO는 "이런 신제품 중 일부가 많은 매출을 창출하기 전에 투자 범위를 의미 있게 늘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알파벳의 루스 포랏 CFO는 지출이 현재 수준과 "거의 같거나 그 이상"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MS의 에이미 후드 CFO도 투자가 "상당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차이가 있습니다. 메타는 향후 예상보다 낮은 매출 증가율을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알파벳과 MS는 메타보다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었습니다. MS는 많은 AI 제품을 지원하는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의 매출이 31% 증가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알파벳도 구글 클라우드 사업의 매출이 27% 증가했다고 발표했고요.
알파벳과 관련, JP모건은 "AI 측면에서 1년 넘게 뒤처진 것처럼 보였던 구글이 공격에 나서기 시작했다고 믿는다. 회사는 기본 검색 결과 페이지에서 AI를 통해 응답하기 시작했으며, AI 사용자의 검색 참여도와 만족도가 증가하고 있다. 경영진은 검색에서 생성 AI로의 전환이 과거 모바일과 음성으로 전환했을 때처럼 검색 시장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는 확신을 표명했다. 강력한 매출 성장을 주도하고 비용 구조를 재설계함으로써 이익을 확대하려는 구글의 능력에 대해 점점 더 긍정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MS에 대해 제프리스는 "클라우드 컴퓨팅, 특히 애저 플랫폼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여줬다. 애저는 최근 분기 전년 대비 31%라는 인상적 성장을 달성하여 기대치를 3% 포인트나 뛰어넘었다. 이러한 성장은 AI가 중심을 이루는 서비스 때문에 촉진되었다. 아직 AI가 용량 제한으로 기여도가 제한을 받고 있는 데도 그렇다. 계속 눈에 띄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당한 자본 지출은 이런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예약의 인상적 성장으로 정당화된다. 다음 분기에는 상업 예약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증가해 이전 분기의 9% 증가율보다 가속되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결국, 알파벳은 10.22% 올랐습니다. 단기에 너무 급하게 오르는 바람에 14일 상대 강도 지수(RSI)가 75까지 올라갔습니다. 14일 RSI가 70을 넘는 주식은 과매수 상태라고 하지요. 마이크로소프트는 1.82% 상승했고요.
이런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의 약진은 반도체 주 상승세를 불렀습니다. 엔비디아가 6.18% 뛰었고 AMD 2.37%, 마이크론 2.92%, 브로드컴 3.84% 등 상승세가 광범위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우리는 AI를 믿는다'(In AI, we trust)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2024년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자본 지출은 전년 대비 35% 이상 증가할 것이며, 이는 데이터센터 및 반도체에 긍정적"이라면서 엔비디아 브로드컴 마벨 AMD 마이크론에 대한 매수를 추천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주요 하이퍼스케일러의 1분기 콘퍼런스 콜은 자본 지출에 상당한 상승 가능성을 시사하며, 이는 주로 AI 인프라 구축에 쓰일 것이다. 우리는 현재 2024 회계연도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구출에 쓰일 돈을 작년보다 약 35% 증가한 2200억 달러로 추정한다. (아마존, 오라클, 중국 업체들은 아직 보고하지 않음) 중요한 점은 이런 클라우드 회사들이 2025 회계연도에도 계속 투자할 여지가 있다고 시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엔비디아 브로드컴 마벨 AMD 마이크론과 그들의 공급망에 딸린 장비 업체 등에 대해 낙관적이다. 이런 톱 5 AI 수혜주는 최근 하락 이후 평균 2025년 추정 이익의 24배(15~28배) 수준의 주가수익비율(PE)로 거래되고 있어 괜찮은 매수 기회를 시사한다. 초기 AI 인프라 구축 사이클은 적어도 3~4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로 첫 3년(2023-2025) 동안에는 반도체 주식에 가장 수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AI의 생산성 향상을 활용하는 다른 산업 분야로 혜택이 확대될 것"이라고 썼습니다.
모든 반도체 회사가 AI 기회를 누리는 것은 아닙니다. 어제 실적을 발표한 인텔은 9.2% 폭락했습니다. 1분기 실적은 기대에 부합했지만 가이던스가 추정에 크게 미치지 못했습니다. 인텔은 2분기 매출 130억 달러(중간값), 주당순이익 10센트를 예상했는데, 월가 추정(135억 달러, 25센트)보다 훨씬 낮습니다. 에버코어 ISI는 "제조 기술에서 업계 리더십까지는 아니더라도 비슷한 수준으로 따라는 가야 하며, 비용 구조를 낮추고 파운드리 고객을 위한 서비스 문화를 구축하는 등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우리는 지켜보겠다"라고 밝혔습니다.
테슬라는 1.11% 떨어졌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와 별도로 설립한 xAI를 위해 자금 조달에 나섰다고 IT 전문 미디어 인포메이션이 보도했습니다. 세쿼이아 캐피털 등이 회사 가치를 180억 달러로 평가해서 60억 달러를 투자하는 데 접근했다고요. 세쿼이아는 오픈AI에 많은 돈을 투자한 곳입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1.02%, 나스닥은 2.03% 상승했습니다. 다우는 0.40% 올랐고요.
관망론을 펼쳐온 유명 투자자 마크 미네르비니는 "이제 이번 조정에서 매수할 주식을 찾고 있다"라면서 마이크론을 지목했습니다. AI로 인해 주당순이익(EPS) 상승 사이클을 연장할 수 있는 조건이나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입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이를 무시하는 건 기업 실적이 좋기 때문입니다. 알파벳 MS 메타 등을 보면 실적은 꺾일 것 같지 않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번 주까지 S&P500 기업 중 46%가 1분기 실적을 내놓은 가운데 77%가 추정치보다 높은 EPS를 보고했는데, 이는 5년 평균 77%와 같고 10년 평균 74%보다 높습니다. 기업들은 추정보다 8.4% 높은 이익을 공개했는데, 이것도 5년 평균 8.5%보다는 낮지만 10년 평균 6.7%보다는 높습니다. 게다가 소비도 계속되면서 경기를 지탱하고 있습니다. 경기만 지금처럼 유지된다면 금리 인하가 늦어져도 됩니다.
JP모건의 브루스 캐스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둘 다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boil the frog)는 높은 이자율이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치고 대차대조표를 취약하게 만들기 시작할 것이란 것이다. 지금은 아니지만, 지금부터 6~12개월 후에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두 번째(new normal)는 우리가 더 높은 금리 속에서 잘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공급 측면의 성과가 더 좋아졌고, 경제는 근본적 회복력을 갖고 있으며 지금은 새로운 세상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이자율이 더 높은 상황에서 성장이 지속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경제에 이들 두 가지를 뒷받침하는 요인들이 모두 있다고 생각하고 아직 어느 쪽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먼저 강하게 주장하지 않으려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과연 높은 금리가 지속하여도 소비는 유지되고 성장도 이어질까요? 르네상스 매크로의 닐 두타 이코노미스트는 "계속해서 근원 물가가 3.5% 수준에 머문다면 솔직히 경제를 걱정해야 한다고 믿는다. 인플레이션이 지속한다면 결국 실질 소득은 압박을 받기 시작할 것이다. 사람들은 지출을 줄이게 되고 기업 이익도 압박을 받게 될 수 있다. 이는 증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강달러도 해외 매출이 많은 S&P 기업 실적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오늘도 0.47% 올라 106.09를 기록했습니다. 달러 매수 포지션이 이번 주에만 70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 엔화는 1달러당 157엔을 돌파해서 199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일본은행이 통화정책 회의에서 계속 완화적 태도를 유지하고,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당분간 완화 여건을 유지한다는 방침을 거듭 밝힌 게 엔화 약세를 불렀습니다. 일본 정부가 개입했는지 순간 154엔까지 회복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미국의 끈질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Fed가 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진 탓에 달러가 세계적으로 맹위를 펼치고 있어서, 함부로 개입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음주 3대 이벤트가 있습니다. 먼저 첫 번째, 아마존과 애플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서비스의 성장률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고, 애플은 아이폰 판매 부진에 따른 영향에 이목에 쏠릴 것입니다. 또 지난주 실적 발표(30일)를 예고했다가 20% 넘게 폭락하기도 했던 슈퍼마이크로가 화요일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두 번째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입니다. 5월 1일 결과를 발표합니다. 금리는 동결될 것입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아지면 필요한 만큼 현재의 제약적 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라는 발언을 되풀이할 것으로 보입니다. 매크로 리서치의 브라이언 닉 전략가는 “3월 회의 이후 Fed 위원들에게서 들은 연설로만 판단한다면 그들은 점점 더 매파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 새로운 경제전망을 발표하지는 않지만, 파월 의장으로부터 인플레이션에 대해 더 많은 경고를 듣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투자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Fed가 양적 긴축(QT) 속도 감속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웰스파고는 "현재 월 최대 600억 달러인 국채 감축 규모를 절반인 월 300억 달러로 줄인다고 밝힐 수 있다. 이런 발표는 6월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라고 관측했습니다.
세 번째는 4월 고용보고서 발표입니다. 월가는 25만 개의 신규고용이 창출됐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3월 30만3000개보다는 줄어드는 것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이죠. 그러나 이에 대한 걱정은 크지 않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330만 명에 달하는 막대한 이민자로 인해 실업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월별 신규채용 건수가 기존 10만 개에서 26만5000개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추정합니다. 경제 데이터에서는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구매관리자지수(PMI) 발표도 중요합니다. 최근 S&P 글로벌의 4월 PMI 조사(예비치)에서는 PMI가 서비스업, 제조업 모두 업황이 둔화하고 고용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가는 또 1분기 고용비용지수(ECI)를 통해 노동시장에서 임금 상승 압력이 진정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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