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엔비디아 –7% 다이빙…“버블 아직 괜찮아”

해선매니저 박하림 2024. 6. 21. 08:36

 

20일(미 동부시간) 뉴욕 증시는 장 초반만 해도 순조로웠습니다. S&P500 지수는 개장 직후인 오전 9시 43분 최초로 5500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5504까지 올라간 증시는 힘을 잃었습니다. 별 뉴스는 없었습니다. 3% 넘게 오르던 엔비디아가 하락세로 전환한 게 원인입니다. 약 1년 전이죠. 지난해 6월 13일 시가총액 1조 달러를 처음 넘었던 엔비디아는 1년도 안 된 지난 6월 5일 시총 3조 달러를 넘었고 오늘 3조270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오늘 아침에만 1000억 달러를 추가하기도 했죠. AI 붐으로 놀랄만한 실적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지만, 주가도 단기에 뜨겁게 달아올라서 경계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시총 1조 달러에서 2조, 3조 달러를 넘는데 엔비디아보다 최소 5배 이상이 걸렸습니다.
엔비디아엔 계속 시장을 놀라게 만드는 실적, 주식 분할 외에도 호재가 많습니다. 긍정적 AI 모멘텀이 지속하면서 월가 기대는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로젠블랫은 이번 주 월가에서 가장 높은 200달러 목표주가를 제시했습니다. 오늘은 스티펠이 목표주가를 기존 114달러에서 165달러로 높였고, 뱅크오브아메리카도 150달러로 제시했습니다.

자산 규모 712억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기술주 ETF죠. XLK(테크놀로지 셀렉트 섹터 SPDR 펀드)가 다음주 초까지 리밸런싱을 통해 110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추가 매입할 것이란 소식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시총 3위였던 엔비디아가 애플을 앞서면서 펀드 내 엔비디아의 주식 비중을 기존 5.9%에서 21.1%로 높이고, 애플은 현재 22.0%에서 4.5%로 떨어뜨리기로 한 데 따른 것이죠.
그러나 많은 호재 속에 엔비디아의 주가는 엄청나게 올랐죠. 지난 5월 22일 실적 발표 이후에만 주가가 30% 이상 뛰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6월 펀드매니저 서베이를 보면 응답자 69%가 매그니피선트 7 주식에 대한 매수를 '가장 붐비는 거래'로 꼽았습니다. 기술주에 대해 '비중확대'하고 있다는 응답은 높지만 2023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조금은 조심스러워진 것이죠.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열광하고 있습니다. 밴다리서치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 자금의 29%가 매그니피선트 7 주식에 유입되고 있습니다. 지난 5일간 엔비디아 주식을 9억4000만 달러어치 순매수했고 애플 테슬라 AMD 등도 무더기로 담았습니다. 개인들은 이들 주식을 사고 있을 뿐 아니라 이들 주식과 관련된 레버리지 ETF에도 더 많은 돈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즉 엔비디아의 성과를 두 배로 추종하는 NVDL (ProShares Ultra Nasdaq Cybersecurity ETF)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의 성과를 세 배로 추종하는 SOXL (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ull 3x Shares)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이죠.
이런 개인의 열광 속에 엔비디아의 주가는 오늘도 3%대 상승세 속에 사상 최고가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마이크론 AMD 퀄컴 등 반도체 주식도 마찬가지이고요. AI 데이터센터는 엔비디아 칩만으로 지을 수는 없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AI 스타트업 xAI가 구축하는 데이터센터에 델, 슈퍼마이크로가 서버를 공급할 것이라고 밝힌 뒤 델과 슈퍼마이크로도 각각 5% 이상 폭등했습니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애플 등이 모두 내림세를 보였지만 S&P500 지수는 0.18% 나스닥 0.27%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오후엔 AI 주식 대부분이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뚜렷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AI 붐은 시장을 주도하는 내러티브입니다. 이로 인해 오름세가 일부 주식에 집중되면서 시장의 폭은 매우 좁아졌습니다. 2분기 들어 (시가총액 가중치 기준) S&P500 지수는 거의 14%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주식에 같은 가중치를 적용하는 동일 비중 S&P500 지수는 단 3%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지수 내 비중 7.25%에 달하는 엔비디아와 0.01%에 불과한 뉴스코프를 같이 취급한다면 말이죠. 찰스 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 전략가는 "과도한 집중은 위험하지만 언제 한계에 달할지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장은 지수 수준에서는 매우 과매수 상태지만 표면 아래에서는 매우 과매도 상태다. 이는 드문 일이며 역사적으로 조정이 뒤따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부에선 몇몇 기술주에 집중된 지금 시장을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 때와 비교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00년 3월 인터넷 열풍을 주도한 시스코가 당시 시총 1위 마이크로소프트를 잠시 넘어선 뒤 닷컴버블이 터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시스코의 주가는 아직도 그때 주가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월가는 지금과 그때는 다르다고 보죠. 당시 급등한 기업들은 적자를 내는 곳이 많았지만, 지금은 세계 최고의 마진과 현금흐름을 가진 기업들이 AI 붐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AI 랠리도 언제인가는 냉각될 것입니다. 가트너에 따르면 신기술 붐은 일반적으로 'Hype Cycle'(과장된 주기)을 거칩니다. 신기술 등장 초기에는 극대화된 기대로 주가가 폭등하다가 환상이 깨지면서 바닥을 드러냅니다. 그런 뒤 생산성 향상에 함께 다시 상승하죠. 뉴욕 증시에선 AI 랠리가 뜨겁지만, 일부에선 조금씩 식고 있다는 징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회사 루시드웍스가 기업인 2500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조사를 보면 향후 12개월 동안 AI에 대한 지출을 늘릴 계획인 글로벌 기업의 비율은 지난해 93%에서 올해 63%로 감소했습니다.
AI 붐이 언제 둔화할지 정확히 알 방법은 없습니다. 찰스 슈왑의 네이션 피터슨 파생상품 이사는 "내가 생각해 낼 수 있는 최고의 단기 거래 접근 방식은 '시장이 약세 반전 신호를 보일 때까지 추세와 맞서 싸우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UBS는 "우리는 AI가 상당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계속 믿지만, 글로벌 기술주는 저렴하지 않다"라면서 투자자들이 고려할 수 있는 몇 가지 접근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먼저, 계속해서 엔비디아와 같은 AI 인에이블러(Enabler) 주식을 보유하라는 겁니다. 과거 기술 주기와 마찬가지로 초기 단계에는 기본 인프라에 대한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UBS는 "반도체 생산부터 설계,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에 이르기까지 AI 개발의 중추를 제공하는 기업들, 그리고 전기 공급에 관련된 기업이 좋은 위치에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두 번째, 빅테크 기업입니다. 이들이 AI로 인한 성장의 최전선에 있다는 것이죠. UBS는 "AI 시장은 반도체, 클라우드 컴퓨팅, 생성 AI 모델 및 애플리케이션을 포괄하는 가치 사슬을 따라 수직적으로 통합된 파운드리, 그리고 과점적인 빅테크에 의해 지배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세 번째, 지수 옵션 등을 통해 방어적 포지셔닝을 갖추라는 건데요. AI 주식 노출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높은 밸류에이션이나 갑자기 불거질 수 있는 지정학 문제 등에 따른 위험을 분산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UBS는 결론적으로 "AI 수요는 여전히 탄탄하고 이 기술이 향후 몇 년 동안 산업 전반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자들은 충분히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AI 붐과 주가 상승에 변곡점이 다가오고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거시경제적으로는 미국 경제가 변곡점에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공격적인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으로 뜨거웠던 미국의 성장 추세가 냉각되고 있다는 것이죠.
가장 최근의 증거는 5월 소매판매 데이터였습니다. 예상보다 낮은 0.1% 증가한 것으로 나왔죠. 특히 서비스업으로는 유일하게 포함되는 레스토랑과 바 매출은 0.4%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외식 소비는 종종 경제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징후입니다. 사람들은 낙관적일 때 외식에 더 많은 돈을 씁니다.

오늘 아침 실적을 발표한 다든레스토랑은 레스토랑 올리브가든의 동일 매장 매출이 지난 분기 전년 동기보다 1.5%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작년 이맘때 매출은 1년 전보다 4.4% 늘어났었죠. 다든레스토랑은 "사람들이 인플레이션과 노동 시장에 대해 점점 더 우려하며 재량 지출을 줄이고 있다. 특히 연간 소득 7만5000달러 미만인 가구가 압박을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애플비, IHOP을 운영하는 다인브랜드도 지난 1분기 동일 매장 매출이 각각 4.6%와 1.7% 감소했다고 보고했습니다.

KPMG가 이번 주 발표한 '2024 소비자 펄스 설문조사'를 봐도 이런 흐름은 나타납니다. 미국인들은 올여름 외식에 대한 지출을 평균 9%,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에 대한 지출을 8%, 여행 및 휴가에 대한 지출을 7% 줄일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와 바벤하이머 영화 등에 큰 돈을 썼던 것과 비교됩니다. 재량 지출만이 아닙니다. 소비자 중 21%만이 개인 위생용품에 더 많은 지출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 32%보다 감소한 수치입니다. KPMG는 "소비자들은 허리띠를 한 단계 더 조이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 필수품도 이에 영향을 받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아폴로 매니지먼트의 토스텐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는 Fed가 2022년 3월 금리 인상을 시작했을 때 대부분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한 힘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제 2년이 흐르면서 강력한 힘이 경제를 반대 방향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미국 경제는 불안정한 균형 상태에 놓여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모든 곳이 어려운 건 아닙니다. 다든레스토랑이 인수한 고급 스테이크 하우스 루스 크리스(Ruth's Chris)는 여전히 성장 추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양극화가 식당 매출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죠. 또 오늘 아침 식료품점 크로거는 "식품 가격이 안정되면서 매장을 찾는 쇼핑객이 늘어나 분기 매출이 소폭 증가했다"라고 보고했습니다. 휘발유를 제외한 동일 매장 매출은 5월 25일까지 3개월 동안 0.5% 증가했습니다.
달라지는 흐름은 노동 시장에서도 관찰됩니다. 5월 고용에서도 기업조사에서 신규고용은 27만2000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가계조사에서 실업률은 4.0%로 높아졌죠.

골드만삭스는 미국 노동 시장이 완전히 재균형을 이루었으며 이제 '변곡점'에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노동 수요가 추가로 약화한다면 (줄어들고 있는) 채용공고 수준을 넘어 기존 일자리에도 타격(해고)을 줄 수 있는 시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건강한 신규고용은 최근 몇 주 동안 증가한 신규 실업급여 청구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궁극적으로 노동 수요의 주요 동인은 경제 활동인데, GDP 성장은 상반기에 작년 4.1% 성장에서 올해 1.7% 수준으로 의미 있게 둔화하였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월가에서는 미국 경제가 변곡점에 있으므로 어느 시점이 되면 Fed는 경제가 너무 냉각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금리를 낮춰야 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Fed의 애드리아나 쿠글러 이사는 지난 18일 "미국 경제가 지금까지보다 더 빠르게 느려질 수 있다. 중앙은행이 올해 금리를 낮추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계속 기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그래서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공개한 '놀랍도록 매파적인' 점도표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9월과 12월에 두 번의 인하 전망에 대해 좋게 느낀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매파적 점도표를 잘 분석해보면 세 가지 측면에서 그리 매파적이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는데요. 첫째, Fed 위원 19명 중에 거의 절반에 가까운 8명이 2번 인하를 예상했다는 것입니다. 둘째, 제롬 파월 의장은 5월 소비자물가(CPI)가 발표된 뒤에도 미리 제출한 경제전망을 바꾼 사람이 거의 없었다면서 경제전망은 "보수적"이라고 밝혔다는 겁니다. 셋째, 골드만삭스가 예상하듯 노동 시장이 정상화되었다면 Fed는 앞으로 성장이나 노동 수요 약화에 대응해 조속히 완화 조치를 취해야 하며 아마도 그렇게 할 것이라는 겁니다.
오늘 스위스 국립은행은 올해 두 번째로 기준금리를 인하했습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기준금리를 연 5.25%로 유지했지만, 통화정책 성명에서는 금리 인하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시장의 8월 인하 베팅은 40%에서 60%로 상승했습니다. 다음번 회의는 8월 1일 열리죠.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번 달 금리를 내렸었죠. JP모건 자산운용의 제이크 마누키언 전략가는 "글로벌 금리 인하 사이클은 벌써 시작됐고 잘 진행되고 있다. 우리가 추적하는 37개 중앙은행 중 20곳이 벌써 금리를 내렸다. Fed도 올해 어느 시점에서는 이런 흐름에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아침 8시 30분 여러 경제 데이터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습니다.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5000건 감소한 23만8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월가 추정치 23만7000건을 살짝 넘긴 했지만, 4주 만에 첫 감소세입니다. 지난주 24만2000건으로 급증해 시장이 살짝 긴장했었는데 걱정했던 것보다는 나았죠. 2주 이상 신청한 지속청구 건수는 1만5000건 증가한 182만8000건으로 1월 초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노동 시장 완화를 나타내는 신호가 나오고 있지만, 피보험 실업률은 1.2%로 변함없었다. 이는 2023년 3월 이후 계속 유지되고 있는데, 전체 실업률이 여전히 낮게 유지될 것임을 뜻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5월 주택 착공은 5.5% 감소해 2020년 6월 이후 최처로 떨어졌습니다. 또 건축 허가는 3.8% 줄어들었습니다. 지난 5개월 중 4개월 동안 감소했습니다. 월가가 예상한 각각 1.5% 증가, 0.7% 증가보다 실망스러웠습니다.
미국 주택건설업 협회(NAHB)의 주택시장지수도 5월 45에서 6월 43으로 하락해 1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역시 월가가 예상했던 45.5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는 모기지 금리가 7%에 달하는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RSM은 "5월 주택 착공은 2020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이는 높은 금리가 건축업자와 주택 시장 전반에 미친 부정적 영향을 보여주는 또 다른 신호"라고 설명했습니다. 5월 기존 주택 판매 데이터는 내일 나오는데요. 월가는 한 달 전보다 1.4%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의 지역 제조업 조사인 일반사업활동지수(PMI)는 6월 1.3으로 조사됐습니다. 5월 4.5, 컨센서스는 6.5보다 낮았습니다. 그런데도 세부 지수에서 가격 압력은 증가했습니다. 예상 비용(expected cost) 및 받은 가격(prices received)은 2022년 2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습니다.

전반적으로 데이터는 미국 경제가 둔화하는 추세를 나타냈습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 나우는 2분기 GDP 증가율 추정치를 3.1%에서 3.0%로 낮췄습니다. 골드만삭스도 2.0%에서 1.9%로 내리고요.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금리가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예상과는 비슷했지만, 일부에서 우려하던 것보다는 나았다는 얘기입니다. 리처드 번스타인 리서치는 "모든 시선은 실업급여 청구에 집중되고 있다. 데이터는 다시 22만5000~25만 개 범위에 머물고 있는데 22만5000개 이하가 나오면 시장엔 매우 긍정적일 수도 있지만 25만 개 이상이 나온다면 매우 부정적일 수도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필라델피아 PMI에서 물가 압력이 높아진 것으로 나온 것도 금리 상승세를 지원했습니다. 오후 4시 30분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4bp 오른 4.261%를 기록했습니다. 2년물은 3.5bp 상승한 4.739%에 거래됐습니다.
뉴욕 증시에서는 S&P500 지수는 0.25%, 나스닥은 0.79% 하락했습니다. 세일스포스의 급등에 힘입어 다우는 0.77% 상승했습니다.
AI 주식은 장 초반 폭등하다가 장중 브레이크가 걸렸습니다. 한때 3.8% 올랐던 엔비디아는 3.5% 내림세로 마감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마이크로소프트(-0.14%)에 시총 1위를 내주고 2위로 내려앉았습니다. 10.2% 뛰었던 슈퍼마이크로는 0.2% 하락했고요. 마이크론도 2.6% 상승세가 6.0%로 하락세로 뒤집혔습니다.
엔비디아는 그래도 올해 들어 164% 상승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S&P500 지수는 지난 9주 중 8주 상승세를 지속했고 올해 들어 지금까지 14.8% 상승했습니다. 오르기만 하던 시장은 이제 좀 지친 것일까요? 아니면 내일 '트리플 위칭 데이'를 앞두고 일부 포지션을 정리한 데 따른 일시적 후퇴일까요.

월가에서는 상승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다수입니다. 사실 여전히 미국 경제는 느려지긴 했지만 건강한 상태입니다. 또 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리고는 있지만, 올해 안에는 금리를 내릴 것입니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설립자는 "우리는 멜트업(Melt-up) 초기 단계에 있다는 징후가 있다. 나는 S&P500 지수가 올해 말 5400에 달할 것으로 봤는데, 6개월도 지나지 않아 5500에 도달했다. 나는 이것이 이익 주도, 밸류에이션 주도 멜트업이라고 말하겠다. 비관론자들은 모든 것이 밸류에이션 주도라면서 투기적 과잉에 대해 우려하지만, 현실은 AI 붐을 탄 기술주들이 이익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2025년 목표인 6000, 2026년 목표인 6500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요점은 여전히 강세장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멜트업 장세는 통상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한 공포(FOMO, Fear Of Missing Out) 때문에 주식을 매수하면서 발생하는 강한 상승을 설명할 때 사용됩니다. 초기라는 것은 폭발적 상승장이 계속 이어진다는 얘기로 볼 수 있지만, 이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일 수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조정이나 하락이 뒤따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비관론자'로 돌아선 스티펠의 베리 배니스터 전략가도 기본적으로 비슷한 시각입니다. 그는 "투자자들이 우리의 걱정을 무시하는 본격적인 버블/매니아 상태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과거 시장 열풍을 참고한다면 S&P 500은 올해 추가로 10% 가까이 상승할 수 있다. 2024년 말 이전에 6000선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전의 버블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결국 거품은 정점에서 터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 S&P500 지수는 2026년 중반까지 20% 이상 하락하면서 올해 초 수준인 약 4800 수준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그의 공식 연말 S&P500 목표는 4750으로 오늘 종가보다 약 13% 낮습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닐 시어링 이코노미스트도 비슷한 견해입니다. 그는 “AI에 대한 열광은 부풀어 오르는 거품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다. 이는 향후 1년 반 동안 미국 주가 상승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이런 거품은 결국 터질 것이며 결국 상당히 저조한 성과의 기간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요즘 월가에서는 하반기 전망을 내놓는 곳이 많습니다. 사실 거의 대동소이합니다. 정확히 맞은 적도 거의 없고요.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가 내놓은 전망에 대해 간단히 전해드립니다.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① 하반기 EPS 추정치의 향방, Fed의 금리 인하 시기 및 대선 결과의 불확실성, 낙관론, 시장 폭의 확대로 인해 시장은 조정에 취약해졌다.
② 연착륙과 적당한 EPS 증가 속도가 그대로 유지되는 한 강세장도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
③ Fed가 금리를 인하할 때 소형주에 대한 가장 좋은 기회가 올 수 있다. 성장주의 이익 추정치가 수정되는지를 잘 지켜보라.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